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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건]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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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11일 ‘주택매매 시 임차인 잔여 거주기간을 보장하는 것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의 일관된 원칙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설명 자료를 배포하였다. 이는 지난 7월 31일 시행된 개정 주임법에 처음으로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6조의 3)이 임차인에 의하여 남용되고 있다는 임대인들의 항의와 언론보도가 최근 잇따르자 국토교통부가 이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어 놓은 것이다.

 

#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왜 논란이 되고 있나?

계약갱신청구권(제6조의 3)은 원래 주임법 상에는 없던 제도였다. 개정 전 주임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나기 1개월 전부터 6개월 전까지의 기간 중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을 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는 이상 2년 단위로 임대차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할 수 있었다. 즉, 기존 주임법 상 최초 임대차기간 2년이 경과한 이후 임차인은 임대인의 의사에 따라 이른바 ‘묵시적 갱신’을 통해 임대차계약을 수동적으로 갱신할 수 있었을 뿐, 이를 임대인에게 적극적으로 청구할 권리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개정 주임법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제6조의 3)을 보장해 주는 순간, 임차인은 적극적으로 임대차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은 이를 거절할 수 없게 되었다. 기존 주임법 상 임대인은 최소 2년간만 임차인에게 임대차기간을 보장하면 되었지만, 주임법의 개정으로 임대인은 최소 4년간 임차인에게 임대차기간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장해 주어야 하는 임대차기간이 사실상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났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개정 전 주임법과 달리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할 권리를 갖게 됨에 만약 임차인이 이를 악용할 경우 임대인은 자신이 임차인에게 임차하고 있던 주택을 매매하고도 소유권 이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어떤 경우에 문제되나?

구체적인 가상의 사례를 들어보자.

B씨는 A씨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에 실거주하겠다는 생각으로 2020. 9. 15. A씨와 이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현재 이 주택에는 10년 전 A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C씨가 매2년 단위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해 살고 있는데, 이 임대차계약은 내년 1월 말이면 끝난다. 이에 B씨는 A씨와 체결한 임대차계약에 따라 A씨에게 2020. 9. 15. 계약금을, 2020. 11. 15. 중도금을 각 지급하였다. 이제 B씨는 내년 1월 말 A씨에게 잔금을 치르고 C씨를 내보낸 후 이 주택으로 이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C씨가 2020. 11. 20. 돌연 A씨에게 계약갱신청구권(제6조의 3)을 행사한 것이다. A씨는 내년 1월 말 C씨가 임대차계약을 마치고 이사를 나간다고 했기에 B씨에게 주택을 판 것인데, 갑자기 C씨가 말을 바꾸어 A씨에게 이 주택에서 2년 더 살겠다고 하니 주택을 사고 판 A씨나 B씨는 황당할 따름이다. 다행히 A씨 입장에서 주임법상 C씨의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 가령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제1호),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제4호), 임차인이 임차한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제5호) 등의 사유가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임대인인 A씨는 B씨와 체결한 주택 매매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임차인인 C씨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하고서라도 C씨를 내보내야 한다(제3호). 그렇지 않을 경우 A씨가 B씨와 체결한 매매계약은 ‘이행불능’이 되어 해제될 수 있고, 이행불능의 책임이 있는 A씨는 B씨에게 이미 받은 돈을 이자를 쳐서 돌려주고도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임차인의 ‘말바꾸기’는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된다는 국토교통부, 과연?

이 같은 상황에 대하여 국토교통부는 앞서 살펴본 사례와 같이 “임차인이 갱신거절사유가 없는 기존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후 소유권을 이전받은 매수인은 본인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임차인의 ‘말바꾸기’ 식 계약갱신청구권(제6조의 3) 행사는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제9호)”에 해당하기에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유권해석을 내어 놓았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견해와 달리 과연 어떠한 경우가 위 9호 사유에 해당하여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거절할 수 있을지는 판단이 용이하지 않다. 일례로 앞서 살펴본 C씨의 경우도 A씨와 B씨가 주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다가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뒤늦게 이를 밝힌 것에 불과하므로, 비록 결과상 A씨와 B씨 간의 임대차계약을 파기한 책임은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 C씨가 ‘신의칙’에 반하여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였다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임대인들이 우려하는 바대로, 또한 많은 언론들이 보도한 바대로 임차인이 살고 있는 주택을 매매하고자 한다면, 매매계약의 당사자인 매도인과 매수인은 기왕에 살고 있는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각서라도 미리 받아두어야 한다. 물론 개정 주임법 상에는 이 경우 ‘상당한 보상’이 따라야 하는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포기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그에 상응하는 대가도 지불되어야 비로소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9.14  16: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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