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윤활유 전문 자회사 SK루브리컨츠 매각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기 위해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는 자동차용 윤활유와 그 원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판매 하는 업체로, 미국 등 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시장 가치는 3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5년에도 SK루브리컨츠 매각을 추진한 바 있으나, 막판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루브리컨츠 매각설을 두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에 투입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공격적인 증설 전략을 펼치는 등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신성장 산업인 배터리 사업의 경우, 아직 투자금을 회수할 정도의 실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배터리 부문에서 전분기 대비 89억원 늘어난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신규 해외 공장들의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10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현재 헝가리 제2 공장과 미국 내 2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 영위 및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현재 경영 상황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주력인 정유 및 석유 제품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영업손실이 대폭 줄어들긴 했으나, 아직 적자 국면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 건전성 개선과 신사업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와중, SK루브리컨츠 지분 일부 매각 역시 그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각을 확정시 하는 시각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시를 통해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혹은 1개월 이내 재공시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