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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혁신' 숙제 남은 건설업, '스마트'가 답

키워드는 데이터화·연계·협력···"생산성 높이려면 방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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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건설업계가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과 더불어 드론 등 새로운 건설 장비의 도입도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조직개편을 통해 스마트 건설 인력 확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는 수작업과 노하우 등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던 건설 현장에도 IT기술과 건설 공법을 결합해 첨단 산업으로 발돋움하려고 하는 건설사의 전략이 담겨있다. 

다만 변화의 바람이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단순 기술 도입을 넘어 체질개선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10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획·설계·시공으로 분절된 건설 프로세스를 전환해 협력과 연계를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해 생산성 향상 앞장서야


   
▲ 김포에서 건설중인 e편한세상 김포 로얄하임 현장에서 대림산업 직원들이 3D 스캐너와 드론을 활용해 BIM 설계 관련 측량자료를 습득하고 있다. 출처=대림산업 제공

국내 건설산업의 생산성은 10여년간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13일 KDB미래전략연구소의 ‘건설산업 고도화를 위한 생산성 제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설업 노동생산성은 2009년 이후 10년 동안 27.9% 급락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영국,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은 시간당 평균 30~40달러를 생산하는데 반해, 한국은 14달러로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등 다른 산업부문이 생산성 개선에 힘써온 것과 비교하면 더욱 악화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을 통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이 더더욱 대두되면서, 국내서도 기술 혁신을 위한 건설사들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우선, 설계 분야에선 빌딩정보모델링(BIM)의 출현이 두드러진다. 이 기술은 2000년대 초 국내 소개된 이후 초고층빌딩이나 병원 등 개별적인 프로젝트에 한정됐지만, 최근에는 적용 영역이 확장돼 스마트 건설환경 구축을 뒷받침하고 있다. 

BIM란 건축물의 생애주기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3차원 모델로 구현하는 기술을 뜻한다. 기획,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단계의 정보를 시각화해, 기존의 2차원 도면으론 어려웠던 통합관리가 가능해진다. 기술 도입을 설계 품질 향상과 더불어 시공 오차 최소화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관행적인 사업 추진과 기회 비용 문제로 국내에선 한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최근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이 올해 첫 스타트를 끊었다. 대림산업은 올해부터 모든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기획 단계부터 BIM 기술을 사용한다. 기존에는 기획과 설계, 시공 단계가 분절돼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획, 설계, 시공부터 원가관리 부문까지 정보 연계가 강화된다. 

이를 통해 설계단계의 오차와 하자, 공사기간, 위험요인을 조정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원자재 물량과 예산 산출, 협력업체 정산 등 각종 정보와 원가관리에도 사용된다. 현재 분야별 전문가 40여명으로 구성된 전담팀도 꾸려진 가운데,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50여개의 BIM 사업 수주 데이터가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차원 모델링(왼쪽,), 오른쪽 RPMS 플랫폼 구조도.(오른쪽) 출처=현대건설, 롯데건설 제공

현대건설도 건축과 주택 모든 분야에서 BIM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설계 향상 등 생산성 혁신을 목표로 하며, 기존 기술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앞서 광대역 레이저 스캐너 기법을 도입했는데, 스캐너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BIM 모델과 비교하면 초정밀 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스마트건설 전담조직을 신설해 인력을 구축하고, 첨단기술을 시범 현장 3곳을 토대로 혁신 기술을 전 현장으로 점차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 중 스마트터널 사업의 경우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협력사와의 협업을 향상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프리캐스트 콘트리트(PC) 공법에 도입된 스마트 신기술을 강화했다. 롯데건설은 앞서 2018년 연어피씨엔지니어링과 공동개발한 PC 공법 전용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했다. 여기에도 BIM기술이 도입돼 제작과 현장 시공관리가 효과적으로 연계됐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현장 인력의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 한편, 설계사, 제작업체, 건설현장의 협업체계도 구축했다. 

지난 4월에는 능동적인 변수 대처와 디지털화 확대를 위해 기능이 추가됐다. ▲구조-설비 설계 품번 통합관리 기능, 품번이 바뀌어도 BIM 내 동일 부재 인식 ▲설계변경에 따른 BIM 데이터 연속 보존 기능 ▲BIM모델 파일 업·다운로드 시간 단축 ▲2D-3D도면 연동 기능 등이다.

   
▲ 열흘만에 준공된 훠산산 병원은 면적 3만3940㎡로, 10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출처=뉴시스

생산성 혁신 위해선 산업 프로세스 개선 '필수'


다만, 국내 건설사들이 스마트 건설 기술로 발돋움을 시도하는 가운데, 산업 프로세스는 혁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기술도입이 아닌 기술융합을 통한 혁신이기 만큼 현재 시공과 설계로 분절된 산업 구조를 협력과 연계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가 창궐했던 지난 2월 1000병상을 갖춘 팡창의원 훠선산 병원을 열흘 만에 건축해 개시했다. 지난 2010년도에도 이미 중국 빌딩 브랜드 'BSB 프로젝트'로 후난성 동팅호수 인근에 30층짜리 호텔 빌딩이 15일 만에 들어섰다.

일본의 경우 2015년 준공된 오사카 이바라키 축구전용구장을 건설에 노동자 수는 80% 줄이고, 생산성은 40% 끌어 올렸다. 두 국가의 사례 모두 사전 공법과 모듈러 공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사례다. 

그런데 국내 건설산업은 관행적으로 산업단계가 분절된 상황이다. 통상 발주 단계부터 설계와 시공이 분리돼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혁신이 기술 도입에서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연계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복잡하계 엮인 건설 관련 법규도 전환이 요구된다. 민관 협력을 통해 기획과 더불어 자재, 설계, 시공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기업간 협업 등이 뒷받침 되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건설사들이 내놓은 방안들도 단순 기술 도입에서 데이터 축적, 협력과 연계 강화로의 전환이 눈에 띈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방식(발주 등 산업단계 분절)이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기업이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도 생산성 혁신으로 연결짓기란 어려울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발주 방식을 개선해 기업들에 동기부여를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이어 "방식 전환을 위해 국토교통부에서도 시공책임형(CM at Risk) 건설사업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가계약법 등 제약 요소가 있다보니 오리지널(미국식 시공책임형) 방식으론 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에 대한 부분은 검토를 해봐야 겠지만, 당초 예상했던 효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소현 기자 leeso17@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13  18: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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