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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2020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28)]최경문‥존재의 순간성 저 현대인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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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전경<사진제공=통인화랑>

최경문하면 언뜻 유리병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만큼 그의 작품에선 유리병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작가에게 유리병은 각별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유년시절 어머님이 모으시던 예쁜 유리병을 바라보며 성장한 탓도 있겠으나 병 하나하나에 담겨진 사연이나 자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작가는 여지껏 보아온, 눈에 익숙한 것을 이제는 예술의 소재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가 유리병에 초점을 맞췄는지 장미에 초점을 맞췄는지 분명히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유리병 안에는 형형색색의 장미가 놓여져 있다. 때로는 외로운 장미 한 송이가, 때로는 여러 송이의 장미가 부대켜 그의 ‘유리풍경’을 장식한다.

유리병안의 장미는 일그러진 모습이나 밖으로 얼굴을 내민 장미는 온전한 자기 모습을 뽐낸다. 장미의 실재를 있는 그대로 옮기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굴절된 장미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꽃잎의 윤곽을 살짝 뭉개고 또한 색깔도 연하게 하여 왜상(歪象)을 표현한다. 이렇게 하여 작가는 형태와 색깔이 변형된, 장미의 두 측면을 조명한다.

   
▲ Antifoetor160803, 162×130㎝ Oil on Canvas, 2016

그의 작품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로는 아무래도 질감표현을 들 수 있다. 그의 유리병은 무거운지, 가벼운지, 매끈하지, 거칠은지, 단단한지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듯이 생생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보는 것이 감각의 통로를 따라 촉각으로 전달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의 작품에는 유리 표면에 이슬이 맺힌 듯 물방울이 송송 맺혀 있다. 그 모습은 마치 풋사과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처럼 상큼함을 느끼게 한다. 화면에 넘쳐흐르는 시원하면서도 발랄한 색조, 실물을 방불케 하는 유리, 단편적인 이미지의 확대 등이 그의 작품을 옆에서 보조하면서 촉각성을 강화한다.

흥미롭게도 작가는 같은 것을 반복하지 않는다. 디지털칼라를 이용한 작품은 카디늄이 섞인 형광 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현대인이 모니터색상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에 착안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디지틀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회화를 찾고자 하는 작가의 탐구정신을 느낄 수 있다.

   
▲ 162x130㎝

또 다른 작품으로 유리병 안에 장미꽃을 넣는 대신 늘씬한 패션모델을 등장시킨 작품패턴이 있다. 종래에는 장미와 유리병이 동등하게 강조되었다면 여기서는 인물은 흐릿하게 처리하고 대신 물방울을 오롯하게 살려낸다.

그의(화가 최경문,CHOI KYONG MOON,최경문 작가)작품은 전체적으로 심미적인 측면이 강한 편이지만 의미의 맥락에서 보면 현대인에 대한 무언의 암시를 담고 있다. 유리병 안의 굴절된 이미지는 사람들이 감추고 꺼리며 다른 무엇으로 덮어버리고 싶은 것을 표상한다.

이외에도 잠시 매달려 있는 물방울, 한철의 영화를 상징하는 장미, 현존하는 것을 예외 없이 과거 속으로 떠밀어 보내는 시계, 그리고 과시와 허영을 상징하는 향수(샤넬,아르마니,크리스챤 디오르,구치 등)와 패션 등을 통해 존재의 순간성을 직시하게 만든다. 밤하늘의 폭죽처럼 화려한 표현 뒤에는 자신을 돋보이기 위해 애쓰는 현대인의 심리 또는 욕망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암시하고 있다.

△글=서성록 미술평론가

△전시=통인화랑(Tong-In Gallery Seoul), 4월24~5월13일 2019년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kdc@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04  20:38:02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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