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세계 각국의 제조업 지표 호조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가 1% 넘게 상승했다. 2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3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8%(0.74달러) 오른 41.0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1.5%(0.63달러) 뛴 44.15달러에 체결됐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7월 제조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가 확장 국면을 보이면서 투자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지수의 경우,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으로 판단한다.

이날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오른 54.2를 기록,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3.8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반 만의 최고 수준이다.

앞서 중국 차이신 7월 제조업 PMI도 전월보다 1.6포인트 높은 52.8로 나타났다. 2011년 2월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역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또 영국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7월 제조업 PMI 확정치는 51.8로, 전월 기록한 47.4와 전문가가 예상한 51.1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산업 부문이 회복하고 있으며, 이는 원유 수요 회복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고 같은 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원유 감산 규모 축소가 유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바로는,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1800만명을 넘어섰다. 발병 사례가 처음 보고된 지난 2019년 12월 31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극심한 나라인 미국의 확진자 증가세는 현재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인 2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7000명대로, 약 4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명 이상씩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준이다.

한편 이달부터 OPEC+의 산유량이 늘어난다. 앞서 OPEC+는 지난달 15일 원유 감산 규모를 하루 970만 배럴에서 770만 배럴로 줄이는 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미하르 카파디아 선글로벌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량 축소가 최근의 유가 회복세를 반전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