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식품기업의 대표 HMR 제품. 출처=각사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식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여전한 집콕 현상으로 가정간편식(HMR), 스낵, 라면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적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 CJ제일제당, 대상, 오리온, 농심 등이 꼽혔다. 증권가에선 해당 업체들이 가공식품 수요 확대와 해외 법인 실적 호조, 점유율 확대 등으로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한 ‘집콕족’....HMR 꾸준한 인기

코로나19로 HMR 부문에서 가장 큰 수혜를 얻은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이에 DB금융투자는 CJ제일제당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67.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는 매출액 3조3762억원, 1766억원이다. 국내 가공 부문은 HMR 수요 확대에 따른 진천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DB금융투자는 특히 미국 시장의 성장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공식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시안푸드 판매가 급증했고, 이에 CJ제일제당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비 30% 이상 성장했을 것으로 봤다.

대상의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420억원, 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36.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B2C 채널 판매 호조,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법인 해외매출 증가가 실적 상승의 배경이 됐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상승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마트 판촉 축소, 온라인 식품 시장 성장은 대상의 HMR 사업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5103억원, 영업이익은 77.4% 증가한 8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국내와 해외 전역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한 것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공장 가동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제품 수요가 늘면서 3월 중순에는 공장 가동률이 100%에 육박할 정도로 풀가동을 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에선 새로 출시한 쌀과자 ‘안’과 양산빵 제품인 ‘쎄봉’이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닭고기가 들어간 양산빵 ‘쎄봉’은 베트남에서 아침 식사 대용식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6월 한 달간 18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판매량 회복과 시장점유율 상승, 베트남‧러시아에서의 수익성 개선, 한국 제과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상승 등을 감안 시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충분히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면3사 ‘농심’ 해외인기 폭발...내수 매출은 약진

1분기 ‘코로나 특수’를 누린 라면업계가 2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사재기 현상이 완화되면서 내수 매출은 직전보다 소폭 감소하고, 해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라면 3사의 2분기 매출액은 각각 6369억원, 5971억원, 1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3%, 5.3%, 18.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각각 284%, 7.4%, 21.7% 증가한 315억원, 406억원, 253억원으로 추정됐다.

농심의 실적은 국 라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미국, 일본 등 해외 수요가 더욱 확대된 영향을 받아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시작된 영화 ‘기생충’ 효과에 힘입어 농심은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짜파구리’ 용기면을 출시하고 축구스타 손흥민을 모델로 한 ‘신라면’ 광고를 새롭게 공개하는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라면 블랙’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선정될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농심과 삼양식품과 비교해 해외 매출 비중이 아직 8.9%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해외 성장 측면에서는 경쟁사보다 약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국내외 시장에서 라면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실적 안정성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개최된 중국 6·18 쇼핑 축제에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해외수출을 이끌었다. 올해 2분기에만 중국에서 470억 원 수준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295억원) 대비 60% 증가한 수치다. 현재 삼양식품의 라면 매출 내 수출 비중은 올해 60%를 넘어서면서 전사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라면시장은 특수한 호황을 누렸지만 2분기에는 사재기 현상이 완화되면서 국내 수요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면서 “다만 수출 분야는 농심의 신라면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당분간 수요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