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영국이 5G 장비 구축에서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는 가운데,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를 자사 네트워크에서 제거하게 될 경우 심각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의 화웨이 5G에 대한 공식 지침에 따르면 보다폰 등 영국 통신사는 2023년까지 네트워크 인프라의 비핵심 부분에서 화웨이 장비의 사용 비중을 3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그러나 현지 이통사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일부 이견을 보이는 분위기다.

▲ 출처=화웨이

블룸버그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과학기술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BT, 보다폰 등 현지 통신사 임원들이 화웨이 장비 배제 방침에 이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보다폰은 수십억 파운드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구체적 피해 규모를 언급했다. 안드레아 도나(Andrea Dona) 영국 보다폰의 네트워크 총괄은 화웨이 통신 장비를 다른 업체의 것으로 대체하는데 수십억 파운드를 쏟아 부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아 도나 네트워크 총괄은 2023년까지 화웨이 장비 비중을 낮추라는 정부 지침을 따를 경우, 보다폰은 며칠간 고객들에게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실상 블랙아웃 경고다.

하워드 왓슨(Howard Watson) BT 최고기술책임자(CTO)도 "3년 내 제로(0)를 달성하는 것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의미)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5G 전국망뿐만 아니라 4G와 2G 고객들에게 블랙아웃을 불러올 뿐이다"고 했다.

BT와 보다폰은 만약 영국 정부가 자국 5G 네트워크에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내리기로 결정한다면, 화웨이 장비를 교체하는데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정부가 화웨이 배제 방침을 정한 가운데, 화웨이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레미 톰슨(Jeremy Thompson) 영국 화웨이 부사장은 “미국의 새로운 제재가 어떤 영향력이 있을지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냐”며 “(이 같은 결정이) 너무 성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요청이 있더라도 자사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절대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빅터 장(Victor Zhang) 화웨이 영국 대표도 "지금이 5G 시장에서 영국이 리더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하지만 미국에 의한 제한 조치들은 이러한 기회를 무산시키고 영국의 기술 진화 속도를 늦출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