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신형 아이폰 전 기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여러 부품 공급 업체 관계자들의 언급을 인용해, 차기 5G(5세대 이동 통신) 아이폰의 네 가지 기종 모두에 OLED 패널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화면 크기는 5.4인치·6.1인치·6.7인치 세 종류로 알려졌다.

액정을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오르고 있는 OLED는 자기발광성, 즉 스스로 빛을 내는 성질의 유기 화합물을 통해 화면을 표시한다. 기존의 액정 디스플레이(LCD)와 달리 후방 조명(백라이트)을 사용하지 않아 높은 명암비를 구현, 이는 곧 선명한 화질로 연결된다. 제품의 두께가 더 얇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시장 조사 업체 DSCC는 차기 아이폰과 관련해 "5G용 스마트폰의 경우, 안테나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므로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하다"면서 "(애플은) 단말기의 중량 증가를 상쇄하기 위해 가볍고 얇은 OLED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 2017년부터 액정과 OLED를 함께 사용해 왔다. 지난해 내놓은 아이폰11 시리즈에는 최상위 기종에만 OLED를 탑재했다. OLED 패널의 가격이 액정 패널보다 2배 가까이 높기 때문이다. 

애플은 두 패널의 병용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였지만, 경쟁사들이 OLED 스마트폰 기종을 늘리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9년부터 OLED를 도입했고, 화웨이는 2012년부터 OLED 탑재를 확대해왔다.

세계 스마트폰 3위 업체인 애플까지 OLED 전면 도입에 나서는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탈(脫) 액정 패널' 흐름이 속도를 내면서, 부품·소재 업계를 비롯한 패널 산업의 지형은 전환을 맞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 삼성전자.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특히 OLED 공급량을 압도적으로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조사 업체 옴디아에 다르면, 삼성은 세계 OLED 시장에서 73.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으로만 따지면 90% 가까이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 외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의 수익 증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액정 패널 관련 업계는 매출 감소의 역풍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발 매출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재팬디스플레이(JDI)나 백라이트용 발광다이오드(LED) 생산 업체 니치아화학공업, 액정 재료를 만드는 DIC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지적됐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이폰SE 같은 염가판 기종에는 액정 패널이 계속 쓰일 수 있으므로 (액정 패널) 시장이 한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