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87
ad78
ad79
ad74
ad95

[구동진 칼럼 : CEO만 보세요] 고기 잡는 법만 배웠다간 굶어 죽기 십상이다

공유
   

以魚與之爲一日之食   (이어여지위일일지식)

以筌魚敎之則有餘糧   (이전어교지즉유여량)

以魚與之則爲一日之食 (이어여지즉위일일지식)

以筌魚敎之爲平生之糧 (이전어교지위평생지량)

물고기를 주면 하루의 양식이 되고 / 잡는 것을 가르치면 남은 양식이 있게 된다

물고기를 주면 하루의 식량이 되고 / 잡는 것을 가르치면 평생의 양식이 된다

 

탈무드의 그 유명한 명언인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인데, 인터넷에 누군가가 한역한 것을 올려놓았다. 어릴 때부터 숱하게 들어와서 이젠 새롭지도 않은데, 한문으로 써 놓으니 제법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난 이 말이 맞지도 틀리지도 않다고 얘기하고 싶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틀림에 가까운 맞음 정도가 되겠다. 물론 유태인들은 전하고자 하는 그 말의 전모를 굳이 전부 드러내지 않아도 될 것이라 생각하여 이 정도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워렌 버핏이 무려 열한 살부터 주식에 투자를 했는데, 이로 인해 뭔가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가 생애 처음으로 매입한 주식이 당시 37달러였던 ‘시티 서버스’라는 석유회사의 주식이었는데, 주가가 폭락해서 28달러로 떨어지자 어린이 워렌 버핏은 투자금을 날릴까 싶어 겁이 덜컥 났고, 얼마 안 있어 40달러로 오르는 것을 보고 바로 매도했다. 주당 3달러의 이득을 봤지만, 그 주식은 2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워렌 버핏이 대오각성을 하게 됐고 그가 전설적인 투자의 현인으로 발돋움하는 데에 기초가 되었다고들 한다.

 

누구나 고기 잡는 법은 숱하게 배워왔다

빌 게이츠는 1955년도에 워싱턴주(州) 시애틀에서 태어났고, 1967년 레이크사이드에 입학하면서부터 컴퓨터와 관계를 맺게 되었으며, 이 곳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社)의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을 만났다. 1973년 하버드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수학과로 전과했다. 그리고 1974년 폴 앨런과 함께 최초의 소형 컴퓨터용 프로그램 언어인 베이직(BASIC)을 개발한 데 이어 1975년 대학을 중퇴하고 뉴멕시코주(州) 앨버커키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뒤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우리는 늘 이런 정도로만 들었다. 엄마친구아들은 딱 하나만 가르쳐줬는데, 혼자서 알아서 척척 다해서 SKY도 들어가고 혼자 힘으로 유학도 갔다 오더니 대기업에 들어가서 몸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또 다른 엄친딸은 어쩌다 딱 한번 접한 디자인을 파고 들더니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제치고 큰 사업권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는 CEO가 됐단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와 엄친아들은 정말 어쩌다 고기 잡는 방법 살짝 알려줬더니, 대놓고 나가서 고래를 잡아왔다. 정말 그게 다 일까?

내 주위에도 어렸을 때부터 경제니 투자니 하면서 계좌를 트고 부모로부터 배운 사람들이 있다. 사는 게 다들 고만고만하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에도 웬만큼만 살아도 초등학생들에게 다들 컴퓨터 하나씩은 사줬다. 무려 286씩이나 되는 컴퓨터였다. 대학교 중반까지 컴퓨터 같은 고가의 물건이라는 게 집에 없었던 나에게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거 자랑하는 친구들의 집에 가보면 당시 286 컴퓨터로 하던 것이 대부분 ‘쥐 잡기 게임’ 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숱하게 많은 고기 잡는 법들을 배워왔다. 그리고 50년을 훌쩍 넘기면서 꽤 살아왔지만, 도대체 그 많은 엄마친구아들들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워렌 버핏이 어려서부터 숫자에만 탁월했고, 자라면서 경제분야에 진력해 나갔던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 한 가지가 빠졌다. 모두가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있어야 했던, 대공황시절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하원의원이던 아버지 밑이라 삶에 대한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다. 물론 어려서부터 사업수완이 뛰어나서 벌어들였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입에 풀칠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그런 시절이었음에도 어려서부터 버핏은 아버지 어깨너머로 쟁쟁한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고, 친구들과 가족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초기 기반을 닦아 나갈 수 있었다.

빌 게이츠 역시 우리에게 알려진 얘기는 학창시절 내내 한밤중에 마음껏 동네 센터 (아니면 학교인지)에 있는 컴퓨터를 가지고 놀 수 있었다. 당시의 컴퓨터는 천공기나 다름없었는데, 덩치는 집채만 하면서도 성능은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웬만한 사람은 그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고, 알았어도 만질 수도 없었다. 또, 당시에 그 귀하디 귀한 전기라는 것을 무지무지하게 많이 소모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에 불과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한 달에 수천 만원이 넘는 전기세가 나왔는데, 빌 게이츠의 아버지는 애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나오는 전기세를 부담할 테니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미리 부탁을 해뒀던 비하인드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는 딸랑 물고기 잡는 법만 배운 것이 아니다. 고기 잘 잡는 사람들과 함께 물반 고기반인 곳에서 오랫동안 고기잡이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덕분이다. 그들도 때로는 실패와 실수도 했지만, 물반 고기반인 곳에서는 쉽사리 실패와 실수를 만회할 수 있었다. 물론 그들은 천재적이고도 천부적인 것을 타고 났다는 것은 결코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렇게 천부적인 타고난 것에 물반 고기반의 터전 위에서 다른 신경 쓸 것들 없이 그들이 하고자 하는 바들을 원 없이 해 나갈 수 있었고, 때가 되자 그들은 독립했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성취를 이뤘다.

보통은 겨우 고기 잡는 초보자 수준에서 독립부터 하게 된다. 그래서 무수히 많은 실패와 시련에 나가떨어져 버린다. 나의 사회 초년병 시절이 딱 그 짝이었다. 고기를 잡는 방법만 겨우 알고 무수히 많은 날들을 맨땅에 헤딩했다. 기획부서로 입사했지만, 대외 커뮤니케이션 일이 많아지자 그 일을 겸할 수 밖에 없었는데, 알고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언론을 상대하라’는 것뿐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을 땐 대학시절부터 동경해오던 그들의 세계에 한발 더 다가간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너무 막막했다.

검찰 조사에 이은 정부부처와의 소송도 진행 중이었을 뿐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여기 저기 언론에서 쿡쿡 찔러대기 일쑤였다. 뭘 하나 가르쳐주거나 인도해줄 선배도 없는 상황이라, 그냥 대충 알던 방법을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해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담당하는 기자가 누구인지도 몰라서 자료를 내도 이게 제대로 전달이나 되는지도 몰랐다. 어쩌다 만난 기자들의 명함들은 신주단지 모시듯 죄다 들고 다니는 수 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자료조차 없었기에 아예 시내에 방을 잡아 놓고 2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온갖 자료들을 모으고 추리고 정리했다. 하면서도 이게 제대로 하고나 있는 것인가 늘 조마조마했다.

 

성공방정식은 모두 곱셈으로만 이뤄져 있다

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한 덕분인지 아니면 천지분간도 못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 덕분인지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서 나를 찾는 언론도 많아지고, 내가 연락할 언론인도 늘었다. 회사로서는 치명적인 상황이었지만,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핫 이슈의 한 가운데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다행이 그 뒤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대우그룹의 김우중 회장이 7년반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귀국했고,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도맡게 되면서 그간 해오던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는 검증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 제대로 된 실력을 더 다지게 한 계기가 됐다.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이 요청한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직업의 선택'이라는 꽤나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것이었다. 실제 고등학생들에게 정보화,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테크놀러지의 발전과 그들의 꿈을 바로 직결시키기에는 중간이 없었다. 사실 내가 고등학생 때에는 지금과 같이 손목에 문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든지, 전기로 가는 자동차, 하늘을 날아서 배달해주는 택배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당장 내년은커녕 일주일 뒤도 예측하기 힘든데, 10년 20년 뒤의 삶의 변화와 미래를 얘기하기엔 내 머리 속에 든 것이 너무나 부족했다.

기술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고기 잡는 방법이 아닌 고기가 많은 곳에서 놀 것을 주문했다. 고기가 많은 곳에서 고기를 잘 잡는 사람들과 계속 놀다 보면 은연중에 고기잡기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많은 것을 습득하게 된다. 겨우 아는 것으로는 너무 부족하기에 몸으로 익히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고기 잡는 방법만 배우지 말고 어디에 고기가 많은지를 반드시 물어볼 것을 주문했다.

사실 성공에 필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실력, 노력, 열정, 돈, 사람, 시간 그리고 운 등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성공이라는 것을 방정식으로 풀어보면, 모든 것이 곱셈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하나씩 더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많이 쌓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놓치는 부분이 있는 것이 모든 요소를 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이 어렵다는 것이다. 수학에서는 마이너스와 마이너스를 곱하면 플러스가 되지만, 성공방정식에서는 마이너스의 숫자와 상관없이 그 결과는 마이너스다.

어느 조직이나 할 것 없이 노력과 희생이라는 것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달리 나타난다. 불경기와 코로나 상황에 어느 조직이나 힘들게 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남다른 성과로 우상승하는 조직이 있다. 파고 들어가 보더라도 별것 없어 보이는데 플러스가 계속 된다. 반면에 아주 그럴싸하게 잘 갖춰진 조직처럼 보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결과는 신통치 못한 곳도 있다. 웬만큼 잘 갖춰진 조직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마이너스인 부분들이 있다. 대부분이 눈에 잘 띄지 않고 넘겨 버리기 쉬운 무형적인 부분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조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의 각 요소들이 플러스로 작용하고 있다. 물반 고기반인 곳에 가면 낚시 장비나 실력이 좀 떨어져도 쏠쏠하게 손맛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유다.

구동진 칼럼니스트·홍보인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7.02  07:52:16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필자의 견해는 ER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구동진 칼럼니스트·홍보인 의 기사더보기

ad106
ad81
인기뉴스
ad103
ad100
ad101
ad73
ad88
ad61
ad90
ad62
ad91

헤드라인

ad63
ad92

중요기사

ad98
default_side_ad1

최근 전문가칼럼

ER TUBE

1 2 3 4 5
item52
default_side_ad2
ad36

피플+

1 2 3
set_P1
1 2 3
item49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ad57
default_setNet2
ad67
ad8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