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가 연이은 개발호재로 인해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눈치싸움도 빨라진 모양새다. 일부 법인은 기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길을 돌렸다. 대형 상가 일부에서는 투자 수요로 ‘손바뀜’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더불어 주택시장에서는 개발 호재로 역세권 주변 주요 단지들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궁극적으로 청량리 일대의 개발 호재 수혜자는 주상복합단지를 필두로 한 주택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와 실무관계자들의 견해다.


개발 분양권에 대형상가 일부 손바뀜도


▲ ‘한양수자인 192’ 공사 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늘어날 유동인구와 개발 분양권 등을 노린 수익형 부동산 투자 수요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지역의 중개업자들은 상가 수요의 경우 임대 수익이 아닌 개발 이후 분양권 등을 목적으로 한 장기 투자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청량리역 인근에서 상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중개업자는 “기존 상가에 투자하는 주체는 법인 형태가 많다. 상권이 현재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닌 만큼 개발 이후의 장기투자가 목적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동대문구의 전체 상권의 ‘창업위험도’는 서울시 전체 평균인 ‘주의’단계보다 악화된 ‘위험’단계이다.

다른 중개업자의 분석도 유사하다. 해당 중개업자는 “기존 상가를 찾는 수요가 있지만 단순 임대 목적보다는 투자 목적이 크다”고 말했다.

해당 업자에 의하면 대출이 비교적 수월하고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는 법인체에서 대형 상가 등에 투자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업자는 “청량리 등 개발지역 일대의 상가는 큰 평형을 중심으로 일종의 ‘손바뀜’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청량리역 일대는 상가도 저평가 되었다는 인식이 있다”고 답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 연구원은 청량리 지역의 개발호재는 이미 조성된 상업시설에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윤 연구원은 “청량리역 등 역세권 유형의 개발사업에는 상업시설도 새로 같이 들어서게 된다. 따라서 신규 상권이 오히려 수요를 흡수하면서 기존 상권은 타격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유동인구 자체는 신설 노선 등으로 늘어날 테지만 신설 상가 자체가 늘어나는 유동인구를 흡수를 계산하고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존 상권이 발달하려면 지금처럼 주거시설보다는 차라리 업무시설이 들어서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윤 연구원은 대형 상가 일부에 대하나 투자 움직임에 대해서는 “시장 등을 재개발해서 주거단지로 바꾸는 경우에도 관련해서 분양권이 나오게 된다. 흔히 ‘시장 재개발’이라고 말하는 개념인데 이런 부분을 노리고 일부 법인들이 투자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상가 수요 '뛰고', 주택 시장 '날고'


▲ '롯데캐슬노블레스'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청량리 일대의 개발호재는 상가보다는 주상복합을 필두로 한 아파트 등 주택시장에 더 큰 수혜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청량리 지역의 가장 큰 개발 호재 중 하나는 청량리역과 제기동역 등에 신설되는 교통호재 등이 대표적이다. 청량리역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B와 C노선, 면목선 경전철 등의 신설 등이 계획돼 있다.

동북선 경전철 등의 기존 교통호재는 상가보다는 주택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업자들의 주장이다. 이미 해당 노선이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노원구 은행사거리 등은 집값이 대폭 상승한 바 있다. 동북선 경전철은 왕십리역을 시작으로 마장동우체국역(가칭)을 거쳐 동대문구 제기동역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해당 역 인근 단지들의 가격 상승도 꾸준하다. 제기동역 인근의 '래미안허브리츠' 아파트의 한 중개업자는 “매매손님은 이전보다는 줄었다. 실수요자들이 주로 고르는 장이다. 다만 물건은 많지 않은 관계로 매매가 일단 이루어지면서 호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인근 업자들은 추가로 동북선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유동인구도 많아지는 효과도 있고 교통편이 더욱 편해지는 것은 사실이라 전반적으로 상승 탄력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 호재는 바로 서울의 또다른 마천루로 자리할 청량리역 인근의 주상복합 단지들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보면 마천루 형태의 주상복합 단지들이 인근의 주택가격을 항상 같이 상승시켜 왔다고 지적한다.

▲ ‘롯데캐슬 SKY-L65’ 공사 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청량리역의 가장 대표적인 주상복합 마천루는 ‘롯데캐슬 SKY-L65’이다. 2022년 완공시 예상 높이만 200m에 육박하는 초고층 건물이 된다. 인근엔 과거 청과시장 등이 있던 지역에 192m 높이의 ‘한양수자인 192’도 들어설 계획이다. 이런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이미 지난해부터 인근 아파트 단지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전농11구역에 들어선 '롯데캐슬노블레스'는 2018년 입주 이후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 청량리역과 역세권이다. 전체 세대는 584세대다. 단지 내 중개업자에 의하면 59㎡ 평형도 이미 12억원을 넘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살펴보면 1월에 해당 면적의 매매가격은 11억3000만원이었다. 지난해 10월 59㎡의 실거래가가 9억4000만원이었음을 보면 4개월 사이에 2억원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해당 업자는 “상가뿐만 아니라 역세권 신축아파트면 일단 수요도 많다”고 답했다.

▲ '래미안크레시티'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크레시티' 역시 2397세대의 대단지로 2013년 4월 입주가 시작됐다. 해당 단지의 84㎡은 매매가격은 11억7000만원으로 1년전보다 1억7000여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주상복합단지를 위주로 주택시장이 주변 지역의 상승을 견인할 것이다. 50층 이상의 고층 주상복합이라는 메리트는 주변지역 시세까지 끌어올리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주상복합단지 등의 개발이 마무리되면 향후 기존 아파트도 따라서 갭메우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윤 연구원은 “그런 이유로 인해 이미 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은 상승한 상황이다. 상승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추후 수요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