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설 날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을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민족의 대명절인 설 날을 단순히 '만나는 행위'로만 정의하기에는 다소 아쉽다. 당신이 알아야 할 다섯 가지를 꼽아봤다.

▲ 2020년 설날이다. 출처=갈무리

#신정과 구정의 차이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음력을 기준으로 명절을 지냈다. 그런 이유로 설 날도 당연히 음력설을 의미했으나, 일제 강점기 시절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제는 한민족의 전통을 말살하기 위해 음력설의 의미를 폄하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구정(舊正)'이라 지칭해 지위를 격하시켰다. 

대신 일본에서 기념하는 양력 기준 1월 1일을 '신정(新正)'을 강제로 도입했다. 윤극영 선생이 작사·작곡한 유명한 동요 '설날'은, 이러한 일제의 강압에 슬퍼하던 선생의 비애가 담긴 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제시대가 끝나도 신정과 구정이라는 단어는 같이 사용됐으나, 1985년이 되어서야 음력설은 민속의 날로 공휴일이 됐다. 일종의 지위가 복권된 셈이다. 1989년에는 음력설을 두고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며 완전한 복구가 가능해졌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양력설은 일종의 새해를 맞이하는 개념, 음력설은 우리 명절의 진짜 설날로 지내고 있다. 신정과 구정이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차례상..어떻게?
설에는 차례를 통해 조상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가진다. 그러나 차례상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일부에서는 가족들간 불화의 원흉이 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차례상 차리기는 1열부터 5열까지, 2열은 어동육서(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와 4열은 좌포우혜(좌측 끝에는 포, 우측 끝에는 식혜), 5열은 조율이시(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순서임)와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로 차린다. 복숭아와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올리지 않으며 고추가루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차례상은 나름의 정성이 있으면 충분하고, 또 간소하게 치르는 것이 일종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생전에 조상님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가족들간의 불화가 생길 정도의 차례상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상황에 맞게, 가족들간의 의견을 조율해 차례상 차리기에 나서는 것이 좋다.

#자극하지 말기
전국 대학 교수들이 2019년 올 한 해 사회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로 몸은 하나, 머리가 두 개인 새를 가리키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꼽았다. 양극대립이 심해진 사회상을 고려한 사자성어인 것으로 보인다.

새의 머리가 두 개여도 몸은 두 개인 것처럼,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나머지는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죽는다. 결국 우리 모두는 운명공동체며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다. 최근 좌우 및 지역간 대립이 심해지는 가운데 민족의 대명절인 설 날을 맞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은 좋지만, 최소한의 선을 넘지는 말아야 하는 이유다. 본인은 '호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스트레스'인 말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서로 자극하지 말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만약 설 날에 가족과 만나지 못해도, 언젠가 더 좋아질 모습을 서로 기대하며 넉넉한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세뱃돈의 경제학
신권 세뱃돈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고향으로 가는 길에 은행들이 운영하는 이동·탄력 점포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핀크 등은 설날 맞이 세뱃돈 2020원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며 세뱃돈을 적금상품에 들면 세뱃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세뱃돈은 서로가 부담없을 정도로 주고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은 일조의 상식이다.

#우한 폐렴..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을 넘어 세계로 일부 확산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24일 국내서 두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심지어 중국인 관광객들은 설 날을 맞아 약 10만명이 한국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우한 폐렴의 전염속도를 두고 많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설 날을 맞아 이에 적극 대비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사람이 많은 곳을 의식적으로 피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기본적인 예방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