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2020년 이후의 가장 큰 직장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출처= Gutman Cente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오늘날 자신의 몸이 세상 어디에 있든 회사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력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s Management)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전체 기업의 69%가, 최소한 일정 시간 동안 재택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CNBC가 보도했다.  

이제 원격 근로자들도 높은 임금을 받고 있으며(원격 근로자의 4분의 1이 연봉이 1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일에 더 행복감을 느낀다. 직원 만족도 향상, 생산성 제고, 회사 자원의 효율적 사용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2020년 이후의 가장 큰 직장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 플렉스잡스(FlexJobs)가 어떤 회사들이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재택 근무로 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회사들을 조사했다.

플렉스잡스는 5만 4000여 개 기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2019년에 가장 많은 원격 일자리 공고를 낸 기업들을 파악해 이들이 올해에도 원격 근무 인력을 계속 채용할 것임을 알아냈다.  조사 대상에는 정규직과 파트타임 일자리도 모두 포함했다.

기술회사부터 교육회사까지

원격 근무자를 가장 많이 채용한 회사로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제품을 개발하는 호주 기술업체 아펜(Appen)이 1위를 차지했다. 상위 20개 기업 중 4개 기업은 외국 기업(중국, 인도, 스웨덴)이었지만 대다수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었다.

4위를 차지한 클라우드 콜센터(cloud call center)회사인 라이브옵스(LiveOps)가 있는 애리조나와 10위를 차지한 주방용품 소매회사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가 있는 캘리포니아에 주로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컴퓨터, IT 회사의 많은 업무들이 원격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는데, 실제로도 이러한 분야 회사들이 원격 인력 채용 상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런 직종들은 또한 수요와 보수가 강한 업무들이며 미국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들 중 일부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미국 노동 시장에서 이런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교육업체들도 지난 1년간 원격 인력을 많이 늘렸다. 1:1 화상 영어 교육 회사 브아아이피키드(VIPKid)와, 문화 교류와 학업적 성취, 여행 등을 결합한 어학연수와 유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EF 에듀케이션 퍼스트(EF Education First)라는 두 개의 교육회사가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 대개 생활비가 비싼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은 원격 근무의 직종을 늘림으로써 인재 풀을 확장할 수 있다.    출처= Business Magazine

플렉스잡스의 창업자 겸 CEO인 사라 서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 동안 우리가 경험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단순한 원격 취업자 수의 증가가 아니라, 이들 기업들이 고용하고자 하는 다양한 원격 직책의 증가"라고 말했다.

“많은 회사들이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원격 근무를 가장 많이 하는 직종은 회계사, 고객서비스 담당자, 프로젝트 매니저, 간호사, 작가 등이다.

글로벌 기업, 국제적 고용도 가능

글로벌 기업들은 대개 생활비가 비싼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이들 기업들이 원격 근무직종을 늘림으로써 국내 다른 지역에 사는 지원자들과 심지어 세계 각지에 사는 지원자들까지 고려한다면 인재 풀을 확장할 수도 있다.

취업사이트 커리어빌더(CareerBuilder)의 인재담당책임자(CPO) 미셸 아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요 도시의 생활비가 비싸 웬만한 사람들이 거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공간을 살 수 있는 교외 지역을 선호하며 도시 중심지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택 근무하는 사람들, 프리랜서, 또는 출장이 잦은 사람들이 점점 더 로스엔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를 떠나 덴버나 아이다호주 보이시(Boise) 같은 덜 비싼 곳으로 일과 함께 가족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