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PO 시장 전망. 출처=장은진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은진 기자] 내년 기업공개(IPO)시장이 올해와 달리 SK바이오팜 현대카드 등 대어급 상장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변수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연말 연시에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로 결실을 맺을 경우 내년초 IPO시장은 올해보다는 수월한 출발이 예상되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큰 성과가 없이 미국 대선정국이 본격화 될 경우 대어급 상장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IPO시장도 미중 무역협상의 영향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IPO 시장은 올해도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인 '대어'가 부재한 가운데 마무리될 전망이다. 2018년부터 이어졌던 '대어' 불황이 올해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연도별 보면 국내 IPO 시장은 2015년 4조5000억원, 2016년 6조5000억원, 2017년 8조원으로 계속 증가하다 지난해 2조800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당초 2018년에는 2017년 말 예정됐던 IPO가 일부 넘어가면서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SK루브리컨츠·카카오게임즈·CGV베트남 등이 줄줄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면서 공모 규모가 2조원대에서 그쳤다.

올해 역시 현대오일뱅크와 홈플러스리츠 등 대어급 딜의 상장 자진 철회가 잇따르면서 비슷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나마 하반기 한화시스템과 롯데리츠 등 공모 규모 4000억원 이상의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보단 조금 더 분위기가 나아진 상태다. 그 결과 스펙을 제외한 올해 IPO 공모 규모는 3조5000억여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선방했다.

시장이 1년 만에 플러스 전환하며 상승세를 보이자 IB들을 비롯해 시장 참여자들은 내년의 IPO를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내년 초 SK바이오팜을 필두로 공모 규모가 '조 단위' IPO 거래도 나올 것이란 전망까지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연말마다 반복된 '빅딜 기대감'에 호황 전망을 불신하는 분위기도 크다. 현재 상장을 채비 중인 대어급 IPO 주자들의 완주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IPO 예정인 현대카드는 현재 주관사단 선정을 마치고 IPO를 진행 중이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부정적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 태광실업, 메가박스 등도 내년 IPO를 계획 중이나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의 경우 하반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진행돼 시장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임 여부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기조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대어급 매물의 경우 공모 금액이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의 가치 평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변동성 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상장을 강행하는 것은 자칫 해당기업한테도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대기업은 공모를 통한 자금 조달에 목을 맬 필요가 없어 상황이 나쁠 경우 대부분 시기를 미룬다"라며 "올해의 경우 시기적으로 다양한 변동성 요인이 자리하고 있어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