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은행권이 최근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저원가성예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체고객을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모든 은행은 낮은 조달비용으로 수신자금 마련이 가능한 저원가성예금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업은행·하나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은 예수금에서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줄고 있다.

◇ NIM하락·신예대율 도입 이중고에 대응방안 고심…평균 저원가성 비중 33.1%

은행권은 올 3분기 신예대율 도입을 앞두고 △정기예금증대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커버본드 발행 △저원가성예금 확대를 대응방안으로 세웠지만 핵심예금 비중이 되레 감소하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주요 6대 은행은 평균 유동성핵심(저원가성)예금이 원화예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1%로 지난해 말 33.4% 대비 0.3%포인트 낮아졌다.

▲ 출처=각은행

저원가성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급여·종합통장을 말하며 은행에서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통장)으로 표시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MMDA와 시장성예금(CD)는 저원가성예금에서 제외한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37.3%로 가장 높았으며 KB국민은행(37.1%), 농협은행(35.8%), 우리은행(32.9%), 기업은행(30.2%), 하나은행(25.3%)이 뒤를 이었다.

저원가성예금 잔액 기준으로 볼 때 국민은행이 98조799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96조3170억원으로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농협은행(87조7610억원), 우리은행(76조8830억원)이 뒤를 이었고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1조9910억원, 56조6910억원의 잔액을 확보했다.

◇ 저원가성예금 늘릴수록 순이자마진↑…파생되는 거래도 많아져 미래수익에 유리

수시입출금통장은 은행들이 평균 0.1%의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금운용과 순이자마진 측면에서 많이 확보할수록 유리하다. 올 3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평균은 1.53%로 지난해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NIM은 금융위기 시점인 2009년 2분기 1.72%보다 낮아졌으며 저원가성예금잔액 비중도 줄고 있어 마진이 하락하고 있다.

▲ 출처=각 은행

은행들은 가계와 기업과 유동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급여통장 개설을 영업을 독려하고 있으며, 입출금 통장으로 아동수당을 받는 고객에게 각종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급여통장 개설은 고객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펀드가입 등 파생되는 수익원이 많아져 은행들이 핵심성과지표(KPI)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낮은 금리로 고객들의 유동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고금리 특판도 진행할수 없어 현실적으로 입출금계좌를 늘리기 쉽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3분기까지 우리은행은 저원가성예금이 2.4% 늘었고,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3%, 3.6% 증가에 그치는 등 4% 증가율을 넘지 못한 가운데 하나은행과 기업은행, 농협은행의 증가율 성장에 주목된다. 

하나은행은 잔액기준으로 저원가성예금이 56조6910억원으로 은행권 중에서 가장 적지만 증가율은 9개월간 7.7%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결제성거래가 세트거래로 확대되면서 주거래손님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여러 거래(펀드, 방카슈랑스)에서 파생되는 고객들이 종합통장 가입으로 이어져 수시입출금 잔액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거래고객이 많은 만큼 유동자금 예치잔액에서 기업물량이 많다. 하반기에 기업들의 유동자금을 예치하고 상반기에는 자금이 빠지는 경향이 있어 유동자금이 묶였다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이다. 농협은행, 기업은행, 하나은행을 제외하고 은행들의 저원가성예금이 비중이 줄어들면서 신예대율을 맞추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는 2020년에 도입되는 은행권의 신 예대율 가계대출 잔액은 15% 가중하고 기업대출 잔액은 15% 낮춰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0년 초 신(新)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수신 확보가 중요해졌지만 올해 두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기업과 가계에 유동자금을 모으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