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이 앞으로 3~4년에 걸쳐 1000억원 규모의 생산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출처=동국제약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공장 증설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대형 제약사는 물론 중소형 제약사까지 해외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의약품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제약사들이 앞다퉈 생산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제약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 메디포스트, GC녹십자웰빙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생산력 강화를 위해 공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갈수록 늘어나는 의약품 수요를 충족시키고 해외 수출 물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동국제약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를 예고했다. 이미 지난해 천연물 추출 공장 설비 구축에 300억원을 투입했다. 이 회사는 향후 3~4년에 걸쳐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내년까지 시설 확충을 위해 25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API(원료의약품) 공장 설비를 증설해 테이코플라닌과 댑토마이신, 히알루론산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펩타이드 제제 신제품과 기존 동결건조제 등 분말 주사제 공장도 신축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력을 확보해 향후 해외시장 개척해 건전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자회사 동국생명과학도 바이엘코리아의 경기도 안성 공장을 매입해 외연 확장을 꾀한다. 이번에 매입하는 안성 공장에는 약 1만7000㎡ 대지와 건물 및 관련 시설들이 포함된다. 동국생명과학은 이 공장을 향후 파미레이 등 조영제 완제품 및 원료의약품을 확대 공급하는 생산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오는 2020년 6월까지 바이엘코리아와 공장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메디포스트는 최근 줄기세포치료제 판매량 증가와 신공정 생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총 100억 원 규모의 공장 증설에 착수했다 출처=메디포스트

국내 최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업체인 메디포스트도 공장증설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 이 회사는 줄기세포치료제 판매량 증가와 신공정 생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총 100억 원 규모의 공장 증설에 본격 착수했다. 최근 부동산 계약을 마치고 설계 작업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에는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원료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시설, 차세대 줄기세포 플랫폼 기술인 스멉셀 제조시설 등이 자리 잡을 예정이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크기가 작은 고효능 줄기세포를 선별해 대량생산할 수 있는 스멉셀 기술을 활용한 주사형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메디포스트는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무릎골관절염치료제 카티스템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스멉셀공정을 활용한 주사형 치료제의 임상시험이 개시되는 등 생산라인 증대 필요성이 커져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 솔루션 전문회사인 GC녹십자웰빙은 지난 14일 충북 음성에서 주사제 의약품 생산시설 신축 기공식을 열고 착공에 들어갔다. 약 3만4000㎡ 부지에 연간 6200만개의 영양주사제 제품 생산 시설이 지어진다. 이는 기존 생산량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내부 시설에는 태반주사제 ‘라이넥’을 포함한 주사제 의약품들의 앰플과 바이알 생산라인이 갖춰진다. GC녹십자웰빙은 오는 2021년 3월 플랜트 건축을 마무리하고 시생산 및 허가 절차를 거쳐 오는 2022년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영효 GC녹십자웰빙 대표는 "영양주사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이번 생산력 확장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GC녹십자웰빙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충북 음성에서 열린 음성 신공장 착공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GC녹십자웰빙

전문가들은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이유로 의약품 수출 증가를 꼽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의약품 산업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입액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액은 2017년 대비 14.8% 증가한 46억7311만달러(약 5조14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아울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유럽을 넘어 미국까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내수보다 해외 공략에 집중함에 따라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진출에 나서는 제약 바이오 기업이 많아지면서 의약품 생산 시설 투자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며 "생산시설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 개척은 물론 고용 창출을 통한 건전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