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온 제품. 출처=오리온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지난 2분기 반등에 성공한 오리온이 3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연 초 예상했던 중국 시장에서 성장률 회복속도가 더딘 듯 했으나, 특유의 제품력과 브랜드력으로 다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3분기에도 유사한 호실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297억원, 88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3%, 12.8% 성장한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선방하는 실적을 보여주는 요인은 신제품 효과와 맞물린 성수기 시즌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7~8월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5%, 32.8% 증가했다. 이에 9월은 성수기로 매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7~8월은 신제품 출시와 거래처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소폭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 오리온 7-8월 누계 법인별 매출 실적. 출처=하나금융투자

우선 각 법인마다 다양한 신제품을 통해 매대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해외의 매대 수가 늘면서 시장 장악력이 높아지고, 중국에서는 사드 사태 이후 로컬 경쟁업체들 대비 제품의 질이 뛰어나 다시 회복 중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법인의 경우 사드 이후 점포가 활발히 확대되면서 신제품 효과로 전년대비 7.1% 성장할 전망이다. 신제품 출시에 따라 비용이 지출되고 있지만 과거와 달리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 외에도 계속해서 제품 매대와 거래처 확보가 지속되고 있다.

오리온은 2020년에도 중국에서 신제품 출시와 영업망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이른 춘절로 인해 춘절 수요 발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경절을 시작으로 내년 춘절까지 수요 성수기에 접어든다고 볼 수 있다. 7~8월까지는 경쟁력이 약화된 스낵에 집중되었다면, 내년에는 파이와 비스킷에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중국 과자시장은 2020~2021년에 연간 5% 성장할 전망으로 이러한 중국의 내수과자시장 성장은 오리온의 중국 진출 속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내수 시장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성장가능성이 많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감자의 재배, 세척, 저장 단계를 강화한 고품질 감자를 사용해 제품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증략 전략을 활용해 중국 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리온 치킨팝 제품. 출처=오리온

한국 법인은 경쟁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역시 지난해 이은 히트 제품과 신제품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 16% 증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감자 스낵 성수기를 앞두고 지난 5월 말에 출시한 스낵 신제품의 양을 늘리는 중량 정책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스낵 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요구로 재출시 된 ‘치킨팝’은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했다. 출시 1년도 안 된 스낵이 월 평균 300만 봉 가까이 판매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같은 성과는 SNS 소통 문화에 익숙한 1020세대의 호감도를 높이면서 브랜드 팬덤이 형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치킨팝 주요 타깃층인 10대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점 등에서 1000원에 판매하며 실속스낵으로 선보인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재출시 이후 1020세대를 중심으로 팬덤이 형성되며 월 매출액이 이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면서 “재미와 가성비를 만족시키며 젊은 층의 인기 간식으로 확실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오리온 지역별 매출액 전망. 출처=미래에셋대우

하반기에는 제과 성수기 시즌과 국내 신제품 출시 효과가 맞물리면서 오리온 생수 사업 론칭이 예정되어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16년 11월 제주토착기업 ‘제주용암수’ 지분을 인수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제주 용암수는 40만 년 동안 천연 필터 현무암에 여과된 담수로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생수다. 이에 오리온은 제주 용삼수 제품을 통해 국내 내수시장과 함께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 베트남 다낭 롯데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베트남 법인은 지난 2분기에 저조하던 실적이 회복되면서 호실적이 3분기까지 이어졌다. 지난 6월 이후 초코파이 재고 이슈가 완전히 종료된 가운데 기존 제품과 지난 5월 출시한 신제품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쌀과자, 양산빵 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신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실적이 양호해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향상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 사업 분야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최근 태국 김스낵 전문기업 타오케노이(TKN)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국 내 독점 판매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TKN의 중국 판매를 모두 오리온이 담당하게 된 셈이다. 오리온은 TKN의 제품을 제과 유통망을 통해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TKN의 중국 매출액은 전체의 약 40%인 800억원 정도로 오리온과의 제휴로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해 성장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 김스낵 시장은 웰빙 트렌드 영향으로 연평균 15%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베트남 제사상에 오른 초코파이. 출처=오리온

이번 유통 사업 확장은 오리온이 보유한 강한 브랜드력과 채널을 활용해 유통 분야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보통 규모가 있는 기존의 식품사들은 보유한 유통력을 발현하기 위해 타 브랜드의 상품 판매를 늘리곤 한다.

대부분 초기 성과는 대부분 긍정적이라 타 브랜드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영업직원의 피로도가 커지거나 자체 브랜드의 영업 집중도가 약해지는 부작용도 있어 적절한 균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리온은 사업적 위험이 크지 않아 어느 정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 내수 부양정책 효과와 맞물린다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가운데 국내 법인이 선방하고 있어 4분기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