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면적 38만5687㎡, 5816세대, 공사 예정가격만 1조8000억원인 서울 최대 재정비 사업 한남3구역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8일 시공사 입찰마감을 시작으로 12월 15일의 시공사 선정까지 서울 재개발 ‘최대어’ 한남뉴타운의 치열한 수주전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수주입찰로 한남3구역의 부동산 시장도 꿈틀거리는 가운데 조합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입찰 마감을 기다리고 있다.

한남뉴타운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남 3구역의 수주 경쟁은 최종 입찰 마감일인 18일이 다가오면서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난 10일 유일하게 입찰보증금 1500억원을 전부 완납하면서 기세 제압에 나선 가운데 GS 건설은 공세적인 홍보전략을 통해 수주전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장 16일 입찰에 응한 건설사들 중 최초로 브랜드 단지 명인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설계안을 일반에 공개했다. 

대림산업도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대응하고 있다. 원활한 자금 융통을 위해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7조원 규모의 금융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브랜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개발 조합원들 "제안서, 자금, 시간, 브랜드... 모든 것 꼼꼼히 따져볼 것"

15일, <이코노믹리뷰>가 찾은 한남 뉴타운 3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은 오후 시간임에도 8명의 조합 관계자들이 모여 바쁘게 어딘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조합 사무실의 문은 활짝 열려있었지만 해당 조합은 입찰을 앞두고 사업 계획 등의 노출을 염려한 탓인지 전화나 대면 인터뷰는 물론 언론과의 어떤 접촉도 극히 꺼리는 모양새다. 

조합과의 공식적인 대면은 불가능했지만 관련 조합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수주입찰에 대한 조합의 반응을 엿볼 수 있었다.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 사무실 입구.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현장에서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원에게 이번 사업에서 단독 입찰을 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사실 처음엔 조합에서는 컨소시엄을 고려했지만 조합원의 반발로 의견이 뒤집혔다. 그래서 결국 컨소시엄을 안하고 단독 입찰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원들이 대부분 단독 입찰을 원했다. 브랜드 하나를 걸고 사업을 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면서 “가격에도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합원들 역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단독으로 입찰을 진행하게 되면 회사 브랜드가 명확하게 각인되는 효과가 강하다. 그런 것 때문에 조합원들 선호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에 대한 조합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을 묻자, 한 조합원은 “유력하게 꼽히는 현대, GS, 대림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은 일단 대체적으로 호의적인 편”이라면서도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나 자금의 문제도 중요하므로 이 역시 하나의 선정 기준이 될 수 있다. 자금문제 해결에서 가장 수월한 곳이 어딜까 고민하는 조합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원에 따르면 일단 조합은 입찰 이후 제안서 제출에서 각 제안서의 각종 조건이나 독소조항 등도 꼼꼼히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합원은 조합 내부에서도 수주에 나선 건설사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큰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세가 있는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이 인지도가 있다 보니 현대건설을 선호한다. 반면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대림산업의 브랜드인 아크로리버를 세련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대림산업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 GS건설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단 세 곳 모두 기본 입찰 보증금 일부는 다 내서 확실히 입찰에는 참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남뉴타운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편 대우건설이나 SK건설의 경우에 대해서 한 조합원은 “두 곳은 컨소시엄으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에는 고려대상이었지만 단독 입찰 방향으로 조합이 선회하면서 현재 조합원들 중에서 그 두 곳을 고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건설사들 스스로도 자금 등을 볼 때 컨소시엄을 염두해 두고 들어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는 특히 컨소시엄 특화로 이해하고 있다. 대우는 자금력이 조금 밀릴 수 있어서 단독입찰에는 불리하다고 조합원들은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합원들에게 사업 진행 계획과 전망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 조합원은 “대강 7년 정도는 사업 기간을 잡고 있다. 사업에서 우려되는 점은 지금 현재는 문제는 없지만 이주시 세입자들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조합원들은 있다. 그래도 큰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주할 때 거의 대부분 나간다고 보면 된다. 그 부분은 임대차 계약시에도 반영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조합도 대부분 개발을 빨리 처리하길 원하는 사람이 많다. 동의율도 높은 편이라 조합원들끼리 분쟁 소지도 적다”고 덧붙였다.

다른 조합원도 “18일의 최종입찰 후 제안서가 나오게 되면 그걸 검토해서 입장을 정해야 할 것 같다. 시공사는 사실 모두 괜찮기 때문에 조합 입장에서 크게 호오가 갈리는 것은 없다. 3대 시공사가 18일 이후에 제안서에서 제시할 옵션이 어떠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해당 조합원은 “사실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보다는 언제 매도할 것인가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라 사업 진척에 더 관심이 많다. 사업단계에 민감한 조합원들이 많기 때문에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지 여부도 선정 시 관건이다. 조합 전체적으로는 현대건설이 1500억원 보증금을 납부하면서 고무되는 분위기가 있다. 11월에 결정할 총회에서 조합에 가장 유리한 시공사를 결정해 12월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주전 치열해지며 관심도 커져... 전반적인 가격 흐름에는 호재로 작용

한남3구역 내 골목길 .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조합원들은 부동산과 관련해서 현재 문의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선정 앞두고 시공사들 경쟁이 차츰 치열해지고 사업도 가시적이니까 문의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조합원들은 18일날 제안서가 나오고 12월 15일 시공사 선정을 장충체육관에서 하는 동안 계속해서 언론의 영향으로 가격이나 문의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해당 부동산 업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확인했다. 한남뉴타운 지역은 사실 지난 해의 9.13 대책 이후 대출규제 여파로 한동안 매매가 줄어든 상황이었다. 한남3구역 내 중개사무실을 운영 중인 한 중개인은 시공사 선정에 따른 여파는 아직 체감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대출도 안되고 투자자는 여기에 관심을 주지 않는 것 같다. 전매 제한이나 대출 규제 등의 정책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오르기는 힘들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내놓았다. 근처의 다른 업자 역시 “조금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전체적으로 9.13 이후 큰 변화는 없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 들어선다고 해서 가격이 갑자기 오르거나 문의가 많이 늘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때문에 문의하는 경우는 종종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 조합의 의견처럼 조금의 변화를 체감하는 중개인도 있었다. 한남뉴타운에 위치한 중개업소의 중개인은 “한남3구역 시세는 프리미엄이 6억원에서 7억원이다. 다만 프리미엄 시세 자체는 보합세다. 입찰 들어가고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감정평가 들어가면 가격이 조금 하향 조정될 수는 있다. 그 이후로는 가격이 쭉 오를 확률이 높다”면서 40~50평은 4000만원 전후, 가격자체는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호가는 여전히 5000만원까지 부른다. 거래되는 가격이 4000만원 정도다. 대지지분 소형(10평대 전후)은 평당 1억원은 넘기 시작했다. 매수가 계속 이어져서 가격 방어는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한남3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약간 보합세였지만 상승 조짐이 보이고는 있다.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문의 자체는 확실히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합원들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가격을 더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다”라면서 “재개발 지역은 단계가 건너갈수록 일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 지금은 보합세라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입찰 시작해서 최종 시공사가 선정되는 단계까지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뉴타운에서 바라본 한강.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한남3구역 조합 사무실 인근의 한 중개사 역시 “아무래도 입찰 소식이 매스컴에 나가고 그 전보다는 가격이 살짝은 오른 것 같다. 48평 단독주택은 급매로 나와 가장 싼 가격도 17억5000만원이고 평당 3600만원이다. 보통은 같은 평수는 20억원 정도는 한다. 21평도 급매 최소가격이 12억5000만원이다”라고 밝혔다.

다른 중개업자 역시 “한남3구역의 경우 입찰 소식이 오가면서 그런 영향은 미리 반영이 됐다. 그래서 약간씩은 상승한 상태다. 작은 평수는 7평이 9억6000만원이라 3주전보다 조금 더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9억6000만원에 최소 프리미엄이 5억원 정도 붙어있는 가격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차익에 대해서는 “소형대지(8평이하)를 예로 들면 8~9억원이라 치고, 추가분담금이 4억원이라 13억원이 필요하다고 쳐도 25평 기준으로 입주할 때 가격이 20억원 정도는 될 것이다.  보수적으로만 따져도 차익이 6억원에서 7억원 정도 되지는 않을까. 추가 상승여지도 충분하고 특히 입지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좋다. 부동산은 입지가 매우 중요해서 좀처럼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