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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읽어주는 남자⑦] 암운(暗雲)이 드리운 한진칼, KCGI의 ‘반란’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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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로 예정되어 있는 한진칼 주총이 올해 주총의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는 듯하다. 특히 지난해 11월 경영참여 목적으로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한 이후 현재는 한진칼 지분 1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한진칼에 대한 조양호 회장 일가의 경영 개입을 막기 위해 한진칼에 KCGI가 추천하는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하게 하는 등 사실상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과연 이들의 ‘반란’이 성공하여 국내에서도 주주가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CGI는 이번 주총에 앞서 한진칼과 이미 몇 차례 소송을 진행했다.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처음 제기한 소송은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이었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주식을 직접 소유하거나 다른 주주로부터 위임받아 의결권을 대리 행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주의 성명과 주소를 확인하여 우편물을 발송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등의 방법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주주명부를 관리하는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아닌 소수주주로서는 주주명부 상의 주주 인적사항을 확인하지 않는 한 이 같은 일이 불가능하기에 주총을 앞두고 회사를 상대로 주주명부를 열람·등사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의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하게 되는 것이다. KCGI도 이러한 목적으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법원으로부터 이에 대한 결정을 받아냈다. 그러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즉, KCGI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한진칼 주주명부를 검토해 본 결과 대한항공 임직원과 대한항공 관련 단체 등의 명의로 된 한진칼 3.8%의 자금 출처가 분명하지 않아 조 회장 일가의 차명주식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한진칼은 KCGI가 문제 삼는 주식은 한진칼 설립 당시인 2013년 8월 대한항공 인적분할 과정에서 대한항공 주식이 한진칼 주식으로 전환된 것에 불과하고 한진칼 특수관계인의 차명 주식이 아니라며 응수하였다. 주총 의결과 관련지어 본다면 크게 의미를 부여할만한 논쟁은 아니지만, KCGI와 한진칼의 기 싸움은 이미 이 무렵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KCGI와 한진칼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KCGI였다.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인 KCGI가 조 회장의 경영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KCGI가 추천하는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할 것 등의 안건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한 것이다(상법 제363조의 2 제1항). 그러나 이에 대하여 한진칼은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것이 6개월 미만이라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본금 1천억원 이상의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 총수의 0.5%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보유해야만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상법 상의 규정을 근거로 든 것이다(상법 제542조의 6 제2항). 한진칼로부터 주주제안을 거절당한 KCGI는 곧장 의안상정 가처분을 신청했다. 의안상정 가처분은 회사가 주주제안을 무시하고 주총 소집절차를 밟는 경우, 주주제안을 거부당한 주주가 주주제안권 자체의 실현을 위하여 거부당한 의안을 주총의 목적사항으로 상정시키는 형태의 가처분을 말하는데, 결국 1심에서는 KCGI가 승소했고, 같은 심급에서 이루어진 가처분 이의신청사건에서도 KCGI가 승소했다. 비록 상법 제542조의6 제2항이 주주제안권 행사의 요건으로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것이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만 보유하고 있어도 주주제안권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상법 제363조의2 보다 더 우월한 규정이라 볼 수는 없어 상장회사의 주주가 상법 제542조의6 제2항이 정하는 6개월의 주식 보유 기간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상법 제363조의2의 요건만 갖추고 있으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건은 지난 6일 한진칼이 불복하여 11일 항고심 심문기일까지 모두 끝나 항고심 법원의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지만, 실무적으로 항고심에서 당초의 가처분 결정이 뒤집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고 주총 날짜 역시 임박하여 KCGI가 상정한 안건은 주총에 그대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 1월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민연금의 조양호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한편 주총에서 이루어질 한진칼과 KCGI 간의 ‘표대결’에 대해서는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적지 않아 결국은 KCGI의 ‘반란’이 무위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최근 국민연금공단이 ‘스튜어드십 코드’행사의 일환으로 KCGI의 제안에 찬성하고 나선 데 이어, 주요 자문사들 역시 KCGI의 제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결국 조 회장 일가 우호 지분과 KCGI 지분을 제외한 소수주주들에 의해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9.03.19  10: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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