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면서 2조원대로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신흥국 통화 약세 심화 등의 외부요인과 투자비용과 품질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 현대자동차 매출과 영업이익 지난해와 전년 비교 추이. 자료=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4222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4조5747억원) 47.1% 줄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돈 것은 IFRS가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369억원 이후 6년 연속 꾸준히 줄고 있다. 품질비용 발생과 신흥국 통화 약세로 인한 자동차 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타부분 실적 하락도 영향이 컸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2889억원을 기록해 연간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다. 1분기에는 6813억원, 2분기 9508억원, 4분기 5011억원을 기록했다.

구자영 현대자동차 IR담당 상무는 “원·달러 환율 하락, 신흥국 통화 약세 심화 등의 외부요인과 투자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96조3761억원) 대비 0.9% 늘어난 97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신흥시장 판매확대로 소폭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450만6275대) 대비 1.8% 증가한 458만9199대(도매 판매기준)를 판매했다. 국내는 코나와 싼타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4.7% 증가한 72만1078대를 판매했다. 유럽 권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신흥 시장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한 386만8121대를 판매했다. 특히 싼타페 등 판매가격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

▲ 현대자동차 지난해 글로벌 도매판매 현황. 자료=현대자동차

북미권역은 코나와 싼타페 판매량이 늘면서 4분기에는 늘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87만2000대를 팔았다. 유럽권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해 수요가 감소, 전년과 비교해 0.9% 줄은 58만9000대에 그쳤다. 인도는 크레타와 쌍트로 판매호조로 4.3% 늘었다. 러시아와 중남미는 크레타와 투싼 인기로 판매량이 14.1%나 늘었다. 중국은 무역전쟁과 경기둔화로 산업수요 감소에도 보수적인 판촉효과로 판매량이 0.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4조5464억원) 63.8% 하락한 1조6450억원을 기록했다. 총 자본은 1.9% 감소한 73조2951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7.3%포인트 늘어난 145.7%, 차입금비율은 3.7%포인트 늘은 100%, 순차입금은 3조9303억원 증가한 46조39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로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포인트나 떨어졌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0년 이후 최저이자, 처음 2%대로 내려앉았다.

▲ 현대자동차 분기별 경영실적. 자료=현대자동차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25조6695억원, 영업이익 50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5.4% 줄었다. 3분기(2889억원)보다 영업실적이 개선됐지만, 시장 추정치(7934억원)에는 못 미쳤다. 계열사인 현대로템의 플랜트 사업 카타르 하수처리장 사업 설계변경에 따른 손실 발생으로 당기순손실(2033억원)을 기록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최병철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판매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 것에 대해 “4분기 판매는 신형 싼타페와 코나 판매 호조가 지속되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중심 성장세를 이어갔다”면서도 “손상차손과 법인세 비용 등 일회성 비용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 계획에 대해 “글로벌 경기는 미중 보호무역 강화와 유동성 축소로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된다. 중국시장 정체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올해 글로벌 목표는 전년보다 2%증가한 468만대다. 엔트리급SUV, GV80 등 새 디자인 적용된 신차 출시로 주요 시장 둔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에 친환경차를 적극 투입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등에 대비해 신에너지차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현재 2개 차종에서 5개 차종으로 확대해 현지 정부 규제에 준수하고 중장기 판매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올해 배당을 1주당 3000원으로 최종확정했다. 종류주는 1주당 3100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8003억100만원이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1주당 총 배당금은 보통주 기준 결산배당 3000원, 중간배당 1000원으로 40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