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18일(현지시간)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 미국의 셰일오일 하루 생산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폭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 대비 7.30%(3.63달러) 내린 배럴당 46.2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17년 8월 30일 이후 최저치로 일일 하락률은 2015년 9월 1일 이후 가장 컸다.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지난 10월3일 배럴당 76.41달러 연중 고점을 찍은 이후 두달 넘게 39%나 하락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5.62%(3.35달러) 하락한 배럴당 56.2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중국 경제 지표 둔화 등에 따라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공급 과잉 부담이 커지며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번 달 미국 셰일유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하루 800만 배럴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7개 지역의 1월 생산량 전망치는 하루 13만4000 배럴로,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전날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 업체인 젠스케이프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지난 11~14일 원유 재고가 100만 배럴가량 늘어났다고 밝혀 미국의 공급 증가 우려가 커졌다.

존 킬더프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 창업 파트너는 유가가 지난해 저점인 42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48달러부터 42달러로 내려가는 중에 차트상 지지선이 많지 않다"면서 "50달러 아래에서 이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기술적으로 아주 중요하며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산유국들의 감산 약속으로 다소 안정됐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다시 큰 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같은 비OPEC 국가들은 내년 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가량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미즈호의 폴 샌키 원유 분석가는 "내년 원유 수요가 하루 130만 배럴 늘어날 것이라는 OPEC의 보수적인 전망치도 너무 높을 수 있다"면서 "원유 수요 예상에 빨간 불이 들어왔는데, 수요가 더 줄어든다면 감산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경기 침체 위험은 올라가고 있으며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달러 가치를 높이는 등 이런 요인들이 유가를 낮추고 원유 수요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