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토요타의 신형 하이브리드모델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9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났다. 5세대 모델인 신형 아발론을 타고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부터 강원도 영월 에코브릿지까지 왕복 345km에 이르는 거리를 오갔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타고 도로에 나가기 전 외관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위와 아래를 통합한 대형 사이즈 그릴이 웅장함을 뽐낸다. 사이드 실루엣이 백미인데, 실루엣 길이가 굉장히 길다. 위아래 사이드 실루엣에 입체감을 줬다. 슈퍼크롬 피니쉬 18인치 알로휘 힐에서 눈길이 멈춘 실루엣은 깎아내리오는 듯한 C필러에서 뒷모습으로 이어진다. 뒷모습은 상당히 남성적이다. 뒷모습 역시 위와 아래에 층을 주어 전체적인 입체감을 강조했다.

▲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측면.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차에 탑승해 보았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넓은 실내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축간거리가 전 모델과 비교해 50mm나 늘어나면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반면 전고는 20mm 낮아졌다. 낮아진 전고만큼 시트 포지션이 꽤 깊숙하다. 시트에 앉아보면 기아자동차 스팅어와 비슷한 시트 포지션 감이 느껴진다. 차의 무게 중심이 낮아지면서 스포츠형 포지션이 가능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전방 시야를 자랑한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가로축을 중시한 모습이다. 활 모형으로 살짝 휘어진 대시보드 가운데 허공에 떠 있는 듯한 9인치 멀티미디어 디스플레이 센터스텍이 자리 잡고 있다. 렉서스에 탑재된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가 적용 돼 있다.

▲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칵핏모듈.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카 오디오 시스템이 뛰어나다.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JBL이나 렉시콘 등 하이엔드급 스피커가 아닌 토요타의 ‘양산 스피커’를 장착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양산 스피커의 수준이 놀라울 만큼 소리 환경을 잘 다룬다.

토요타는 카 오디오 시스템에 대한 두 가지 철학이 있다. 스피커 퀄리티를 매년 향상해야 한다는 원칙과 스피커가 차내에 좋은 소리를 전달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토요타는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스피커 장착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 스피커가 차체에 장착되는 부분에 마감재를 따로 쓰기 때문에 소리가 전체적으로 ‘뻗어 나간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스피커가 출력되는 앞부분을 다른 차종과 비교해 넓은 공간을 확보하도록 노력했다.

스피커 자체가 낼 수 있는 음을 구분해내는 능력, 좌우 밸런스, 멜로디와 배경음의 적절한 조화 등도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일반 차량은 차체 앞좌석과 뒷좌석에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모래시계 형태로 소리가 오간다. 이 때문에 차에 앉아 소리를 들었을 때 ‘양옆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반면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차 내부에 소리를 꽉 채우고 있으며 좌석별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어느 좌석에서 노래를 들어도 비슷한 밸런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차량 디테일까지 세심히 챙기는 토요타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전면부.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의외의 주행 성능

주행 성능은 외관과 아주 다르다. 조금은 고풍스러운 외관과 달리 주행성능은 마치 스포츠 세단과 같다. 탄탄한 차체에서 나오는 고속주행 안정성이 일품이다. 낮은 포지션의 시트와 주행의 즐거움을 돋우는 카 오디오 시스템이 뛰어난 주행성능을 받치고 있었다.

차를 타고 도로에 나가 단숨에 풀악셀로 밟아봤다. 미국 가수 셀린디온의 목소리처럼 차체가 쭉 뻗어나간다.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도 뛰어나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비슷하고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조금 모자라다. 그래도 ‘짱짱한’ 고속주행 능력을 보여준다. 일반 주행에선 저중심 차체 설계를 통해 롤링이 적고 승차감이 뛰어나다.

토요타는 고강도 차체와 경량 패널을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에 적용해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키우면서도 연비를 키웠다. 이는 토요타 글로벌 플랫폼 TNGA에서 비롯된다. TNGA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같은 굵직한 구성부터 페달, 변속기 레버, 시트 프레임 등 작은 부품까지 공용화를 갖춘 게 특징이다. 기존 엔진과 변속기를 따로 조합하던 방식을 벗어나 시작단계부터 서로의 합을 보고 최적의 효율을 찾아 만든 플랫폼이다. 그 결과보다 높은 열효율을 지속해서 가져갈 수 있게 됐고, 성능과 연비가 높아지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결합에 필요한 측면과 후면 보디 구조도 색다르게 연출해 내 차체 강성을 높였다. 그 결과 강성이 기존 플랫폼 대비 60% 높아졌다. 좌우 흔들림도 급격히 줄었다. 자연스레 세련된 승차감과 주행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된 것.

▲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콘솔.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다이내믹 포스 엔진, 기존 대비 약 20% 효율을 높인 파워컨트롤 유닛, 트랜스미션(e-CVT)을 장착했다. 시스템 총 최대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힘을 낸다. 토요타 캠리보다 7마력 높다. 2.5ℓ 4기통 엔진이 178마력, 전기모터가 88마력을 각각 공유한다.

2.5ℓ 신형 다이내믹 포스 엔진은 고효율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흡기포트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밸브 앵글을 41°로 늘렸다. 파워트레인도 소형 경량화 했다. 트랜섹션을 개별축으로 나눠 위아래 배치했다. 전체적으로 소형 경량화가 효율성 극대화를 도모한 것. 서스펜션은 부품에 배치되는 과학적인 요소인 지오메트리를 최적화해 설계했다. 앞은 맥퍼슨 뒤는 더블 위시본이다.

▲ 토요타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장영성 기자

가·감속을 수시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는 리터당 20.4km가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 구간이 많기 때문에 높은 연비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풀사이즈 세단이 고속 주행연비에서 이 정도 수준을 보여주는 모델은 드물다. 토요타코리아가 정부로부터 공인받은 복합 연비는 리터당 16.6km다.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에코 가이던스와 에코 스코어가 계기판에 나오는데, 펀드라이빙 요소로도 작용한다. 감속을 더디게 하며 연비운전이 가능하도록 차량이 운전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특히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길이 4975mm, 너비 1850mm, 높이 1435mm, 축간거리 2870mm로 꽤 큰 차체를 가졌는데도 차량 공차중량 1660kg이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길이 4930mm, 너비 1865mm, 높이 1470mm, 축간거리 2845mm, 공차중량 1675kg이다.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그랜저보다 크기는 크면서 무게가 가볍다. TNGA의 가벼운 차체는 연비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주행 중 아쉬운 점은 차선이탈경고(LDA)의 개입도가 적었다는 점이다. 스티어링에 장착된 LDA를 활성화하면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이 나온다. 이후 계기판에 나타나는 흰색 차선이 노란색으로 변하고, 차가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차선 안쪽으로 조율한다. 그런데 차가 차선을 밟았다고 할 정도로 차와 차선이 가까워진 이후에야 작동한다. 차선 안쪽으로 차를 유지해주는 기술은 맞지만, 운전자를 안심시킬 만큼의 개입은 보여주지 않는다.

신형 아발론 하이브리드에는 LDA를 비롯해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BSM)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이 모두 기본사양으로 들어간다. 이를 묶어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라고 부른다.

시승 내내 ‘스포츠 세단’을 연상케 만든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66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