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로봇공학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정기적으로 동영상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유튜브 등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인간의 또 다른 정교한 움직임인 프리 런닝(Parkour)을 훈련하기 시작했다.

상자 위로 뛰어 오르고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며, 프로 운동선수 못지않게 정확하게 뒤로 공중제비도 넘는다.

회사가 최근 공개한 29초짜리 예고 동영상에서 아틀라스는 양발을 번갈아 가며 사용해 통나무를 뛰어 넘고, 40㎝ 높이의 나무 상자 계단을 가볍게 뛰어 오른다. 공중에서도 몸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아틀라스의 기계 팔다리는 영락없는 사람의 그것이다.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케이블로 연결됐거나 하체 지지대를 장착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로봇은 인간도 쉽게 오르기 어려운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뛰어올라 넘어가는 모습을 연출하며 로봇 기술의 발전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인간형 로봇은 이족 보행을 하기 때문에 제대로 서 있는 것도 어렵다. 그런데 장애물을 뛰어넘고 연속 점프로 계단을 오르는 것은 동물이 아니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이 일을 해내면서 인간형 로봇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두려움과 기대가 함께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유튜브에 함께 게시한 성명에서 “아틀라스의 제어 소프트웨어는 다리, 팔, 몸통을 포함한 전신을 사용해, 구분 동작 없이 유연하게 통나무를 뛰어 넘고 계단을 뛰어 오르는 에너지와 힘을 얻는다. 아틀라스는 또 컴퓨터 시각 기능(Computer Vision, 컴퓨터가 인간 눈과 같이 사물을 보고 식별하는 기능)을 사용해 물체가 가까이 있으면 식별 마크로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 지점까지 정확하게 도착한다”고 밝혔다.

▲ 창고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에서부터 전장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역할까지, 아틀라스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출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사람과 동물의 움직임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모방하는 로봇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해진 회사다. MIT 연구자들이 창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지난 2013년 구글이 인수했다가 지난해 소프트뱅크가 구글로부터 다시 인수했다.

이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스팟(Spot), 와일드캣(Wildcat), 빅독(BigDog)이라는 이름의 네 다리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들은 출입문을 열고,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고, 시간당 20마일을 달릴 수 있다.

보스턴 다이매믹스의 설립자인 마크 라이버트는 올해 초 독일 하노버(Hanover)에서 열렸던 세빗(CeBIT) 컴퓨터 엑스포에서 다리가 네 개 달린 개(犬) 같은 획기적인 로봇 스팟미니(SpotMini)도 테스트하고 있으며, 경비, 배송, 건설, 집안 일 도우미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무게 66파운드(30㎏), 키 2피트 9인치(65㎝)의 스팟미니는 회사가 개발한 로봇 중 가장 소음이 적다. 17개의 관절이 전기로 작동하며, 한 번 충전으로 90분간 사용할 수 있다.

라이버트는 “지금까지 스팟미니를 수작업으로 10대를 만들었다. 올해 말까지 제조업체들과 협력해 100대를 만들고 2019년 중반까지 연 1000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4피트 9인치(145㎝)의 키에 무게가 165파운드(75㎏), 배터리로 작동되며 광선 레이더와 입체 시각 기능(Stereo Vision)으로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컴팩트하면서도 강해 25 파운드(11㎏)의 짐을 질 수 있다. 또 주변 환경의 물체를 조작하고, 거친 지형을 헤쳐 나갈 수 있고, 밀어도 균형을 유지할 뿐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보스톤 다이나믹스가 지난 5월에 유튜브에 공개한 34초짜리 동영상에서 아틀라스가 잔디밭에서 조깅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치 제록스 복사기 같은 독특한 움직임 소리를 냈던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800만건의 조회를 기록했다.

이 아틀라스 동영상은 단 하루 만에 150만건의 조회를 기록했고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은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을 언급하며 격려와 놀라움, 그리고 두려움이 표현돼 있었다.

“평생 동안 내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페덱스(FedEx) 배송맨이 실제로 나타났다. 멋지다!”

“심판의 날이 올 것이다.”

“이래도 헌법 수정 2조의 권리(1791년에 제정된 미국 헌법의 ‘무기 휴대 권리’)를 포기할 것인가?”

두려움을 표시한 댓글의 백미는 <데일리메일>(Daily Mail)이 보도한 다음 한 줄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 무시무시한 신종 로봇으로부터 도망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안타깝게도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러나 아틀라스는 실제 세상에서 매우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계다. 야외 실험을 많이 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다. 창고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에서부터 전장에서의 구조 역할까지, 아틀라스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