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준비생의 런던> 이동진·최경희·김주은·민세훈 지음, 트래블코드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일명 ‘퇴사준비생’ 시리즈는 직장인들이 퇴사를 하도록 권하기보다는, 정확하게는 ‘퇴사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들은 “바라는 미래와 멈춰진 현재 사이의 차이를 인지하고, 책상 너머의 세상을 경험하며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독자들이 키우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처음 ‘퇴사준비생’은 <퇴사준비생의 도쿄>로 도쿄에서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찾았는데, 이번에는 런던에서 그 작업을 하고 있다.

런던과 서울은 소득 수준과 문화, 생활방식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 따라서 단순히 런던에서 찾아낸 아이템을 서울에서 바로 실행하기는 어렵다. 저자들은 “고민의 결과가 아니라 ‘고민의 과정’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중략) 어떤 배경에서 도달한 결론인지, 어떤 이유에서 접근한 시도인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며 핵심과 본질을 파고들 것을 당부한다.

런던의 특징은 과거를 계승해 미래로 나아가려는 것에 있다. 과거를 부정하기보다는 현재와 공존하며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데, 저자들은 여기서 퇴사준비생이 런던에서 찾아야 할 키워드를 ‘재정의, 재발견, 재구성’으로 잡았다. 기존의 관점과 각도를 달리해 ‘재정의’하거나,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치를 ‘재발견’하거나,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 ‘재구성’한 것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B.Y.O.C.는 술집이지만 술을 팔지 않는다. 입장료를 내고 손님이 직접 술을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 술을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술집이라는 공간을 임대하는 것으로 개념을 바꾼 것이다. 런던은 다른 도시에 비해 식료품 물가가 낮지만, 외식비용이 높기 때문에 직접 술을 구입해서 술집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편이 이득이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지만, B.Y.O.C.에서는 무제한으로 칵테일을 제공하기 때문에 흔히 손님들은 이곳에 4명 이상 함께 들어와 최소 3잔 이상의 칵테일을 마신다. 이외에도 주류 재고의 부담이 없고 프리랜서 바텐더를 고용해 고정비용을 최소화한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책에는 요일마다 가격이 달라지는 레스토랑, 몸으로 맡는 향기를 만드는 향수 가게, 가격표 대신 (+)태그가 붙어있는 가구점 등 다양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책에 싣지 못한 정보들이 더 많다며 자기들의 온라인 페이지 ‘Bag to the future’에서 아이디어를 얻어가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