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국내 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두 게임은 장르가 비슷하고 지난해부터 가장 핫한 게임으로 꼽히는 만큼 대결 구도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게임사 펍지가 만들었으며, 현재 국내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포트나이트는 미국의 게임 업체 에픽게임즈가 개발해 북미·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대표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 에픽게임즈

배틀그라운드vs포트나이트 지스타 격돌

오는 지스타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카카오게임즈는 B2C관에서 100개 부스를 마련하고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 특성상 참가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e스포츠 행사도 마련할 계획인데, 인플루언서(SNS상 유명인) 등을 초대하고 이벤트 매치를 열거나, 게임을 시연하는 등 축제를 연다.

특히 올해에는 모바일버전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며 펍지에서는 모바일 형태의 배틀그라운드 부스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펍지는 현재 KT와 손잡고 모바일 배그 아마추어 전국 예선을 치르고 있다. 오는 지스타에서 한국 대표 선발전이 열릴 예정이다. 80명의 선수 중 최종 4인을 선출하고 그들은 글로벌 대회에 진출한다. 지난해에 보지 못한 모바일 대회도 등장하는 셈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앞서 열린 2017년 지스타에서 사실상 주인공이었다. 배틀그라운드 시연 부스나 배틀그라운드 이벤트 매치가 열리는 곳은 관객들이 몰려 대기 줄을 오래기다려야했으며, 펍지 부스뿐만 아니라 인텔, 엔비디아, 어로스, 트위치, 엘지 등 기업들도 배틀그라운드 시연 부스를 마련했을 정도다.

올해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도 출격한다. 에픽게임즈는 해외 기업으로는 최초로 이번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로 참가하며, B2C 부스를 연다. 에픽게임즈가 지스타에서 B2C부스를 여는 건 처음이다. 포트나이트를 포함한 자사의 개발 엔진인 언리얼 엔진을 선보이는 부스를 선보일 계획이며, 규모는 100부스정도로 알려졌다. 

또한 에픽게임즈는 메인 스폰서로서 전시관 내부뿐만 아니라 행사장 인근 지역과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시내 곳곳에서 포트나이트를 홍보할 계획이다.

포트나이트의 등장은 지스타의 부족한 점으로 지적받던 외국인 참가 비율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포트나이트의 인기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지스타에서 포트나이트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보일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에픽게임즈 측은 11월 간담회를 열고 지스타 계획에 대한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에픽게임즈가 지난 6월에 열린 북미 최대 게임쇼 ‘E3’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힌트는 얻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지난 E3에서 300만달러(한화 약 33억) 규모의 통 큰 자선행사를 열어 주목받았다. 대회에서 우승한 팀이 원하는 자선 단체에 자선기금을 기부하는 형식이었다. 이 매치가 주목 받은 건 단순히 자선금 규모가 커서는 아니다. 전 세계 유명 인사 50명과 인기 스트리머 50명을 섭외했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는 16일 기준 유튜버 구독자 1896만명을 가지고 있는 포트나이트 스타 유튜버 ‘닌자’를 비롯해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래퍼 ‘디자이너’, EDM 프로듀서 ‘마시멜로’ 등이 출전했다. 스포츠 스타도 등장했다.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폴 조지’와 ‘레지 잭슨’ 등도 참가했다. 영화배우 ‘조엘 맥헤일’, ‘자니나 가반카’ 등 방송인들도 E3 포트나이트 대회에 참가했다. 이 대회는 트위치TV, 유튜브 등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생중계됐다. 포트나이트가 게임쇼 E3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자 미국의 한 IT매체는 ‘E3의 진정한 승자는 포트나이트다’라는 식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 기대할만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가능성이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크로스플레이의 선두주자다. PC, 모바일, 콘솔 3종 모두에서 가동할 수 있는 데다가, 최근 PS4가 포트나이트의 크로스플레이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사실상 모든 플랫폼과의 연동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이번 지스타에서 플랫폼 호환성과 관련된 행사를 열 가능성도 있다. 

배틀그라운드vs포트나이트 게임 성격 다르다

지스타의 승패와 관계없이 두 게임을 비교해보면, 두 게임은 성격이 꽤 다르다. 수십 명이 한 게임에 들어가 한 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교전하는 ‘배틀로얄’ 방식과 게임 시작 시 낙하산을 타고 원하는 곳에 내려가는 점, 파밍(무기 등 아이템을 줍는 행위)을 통해 장비를 구한 뒤 적들과 싸우고 그 과정에서 탈 것을 활용하는 점 등 기본 방식은 같다. 

차이점은 게임의 그래픽, 게임 사양, 접근성, 호환성, 인기 지역 등에서 갈린다. 우선 배틀그라운드의 특징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무기, 캐릭터 등을 최대한 실제처럼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 플레이를 하다 보면 느끼게 되는데, 게임 내 무기가 실제로 존재하는 형태의 무기들과, 멀리 있는 적을 사격할 때 총알이 날아가는 궤적 등이 현실감 있다.

포트나이트는 좀더 캐주얼한 그래픽이다. 캐릭터가 현실감보다는 각각의 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맵도 좀더 아기자기해 실재감을 강조한 게임은 아니다. 포트나이트에서는 유저가 직접 건물을 짓거나 나무와 벽을 부수는 등 자유도가 좀더 높은 편이다. 

게임의 최소사양을 놓고 보면 포트나이트의 접근성이 우세하다. 배틀그라운드는 실재감을 강조한 게임인 만큼 높은 수준의 그래픽카드와 컴퓨터 성능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배그의 최소 사양이 i5 코어, 그래픽카드 GTX960, 램 6GB라면, 포트나이트는 i3 코어, 내장그래픽카드, 램 4GB인 식이다. 

이는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의 입지 차이를 크게 벌리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고사양의 PC방이 즐비한 국내에 비해 해외에는 PC방 문화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인원에서부터 제한이 걸리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펍지는 스팀을 통해 PC배틀그라운드를 제공하고, 카카오게임즈를 통해서도 PC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한다. 모바일 버전도 있으며, 콘솔로는 XBOX와 독점 계약을 맺고 서비스하고 있다. 플랫폼 간 크로스플래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포트나이트는 PC와 XBOX, PS4, 닌텐도 스위치 등 콘솔과 모바일 모두 지원하며, 각 플랫폼 간 크로스플레이를 할 수 있다. 플랫폼 다양성에서는 우위다.

포트나이트가 여러 방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현재 국내만 놓고 두 게임을 저울질하면 배틀그라운드가 우위다. e스포츠 장르의 핵심인 PC방 시장에 포트나이트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압도적인 PC방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리그오브레전드와 1위·2위를 다투고 있다. e스포츠 대회도 국내에서는 배틀그라운드의 대회가 좀더 두드러진다.

에픽게임즈는 PC방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시작하지는 않은 단계다. 본래 올해 2분기 네오위즈와 협업해 서비스를 시작할 방침이었으나 늦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말이나 다음해 초에 PC방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지스타에서 PC방 서비스 계획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지스타를 통해 해외에 비해 비교적 인지도가 부족한 국내 시장 유저들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PC방 서비스까지 하기 시작하면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는 시장 입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다. 

지스타 주최 측은 이 같은 경쟁구도가 호재다. 굵직한 두 게임이 함께 참가해 관심을 끌어주고 있고, 에픽게임즈의 참가는 아직 해외 인지도가 크지 않은 지스타를 해외에도 홍보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