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방부가 병사들이 전투준비와 교육훈련이라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민간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병사들이 수행 중인 부가 사역임무를 최소화한다. 특히 병사들 휴식시간까지 소모하면서 곤란을 겪고 있는 ‘주둔지 제초 업무’와 ‘공동구역의 제설‧청소 업무’에 대해 민간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16일 일과시간과 휴식시간까지 할애해 임무 수행 중인 병사의 사역임무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역임무 중에서도 제초, 청소, 제설은 병사들의 시간을 가장 많이 뺏고 고충이 큰 분야로 병사들의 불만이 많았다. 2014년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 후, 민관군 병영혁신문화위원회는 부대 잡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스트레스를 악성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하며 민간위탁을 권고할 정도다.

▲ 28사단 내 1개 대대 제초면적. 출처=국방부

전방지역은 1개 GOP(남방한계선 철책 경계근무 소대단위 초소)사단의 평균 제초 대상면적은 약 93만㎡로 이는 축구장 110여개 넓이다. 1개 대대의 제초면적은 4만8865㎡다. 여름에는 무더운 날씨와 잡초의 빠른 성장 속도로 이른 아침부터 제초작업에 참여해 병사들이 임무수행과 교육훈련 등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 GOP지역 장병 설문조사 결과 1015명 중 66.4%가 민간위탁이 가장 필요한 작업 최우선 순위로 제초를 선택했다.

국방부는 병영생활관 내부 등 병사들이 사용하는 전용 공간은 스스로 청소해야 하나 식당, 도서관, 세탁실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역은 물론이고 행정 시설 등 병사들의 일상생활과 무관한 장소도 돌아가며 청소할 수밖에 없어 병사들의 휴식여건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군 시설관리 민간위탁 효율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공동구역의 청소를 민간인력으로 전환하면 병사 1인당 연간 148시간의 가용시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동구역 청소 작업에 민간인력을 활용해 얻게 되는 가용시간은 지친 병사들에게 더 휴식을 주거나, 본연의 임무인 전투준비를 위한 훈련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넓은 연병장과 작전도로, GOP 지역 등 다양한 곳의 제설작업을 추운 날씨에 직접 넉가래와 눈삽, 빗자루로 해야 하는 것도 병사들의 고충이 심한 잡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국방부는 민간인력 투입이 가능한 곳의 제초작업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구역 등의 청소에는 민간인력을 적극 활용하고, 겨울철 제설 작업에는 제설장비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우선 내년에 전방 GOP지역과 해‧공군 전투부대의 제초와 청소 작업에 민간인력을 활용하고 2021년에는 전 군의 후방과 지원부대까지 단계에 따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방지역은 2021년까지 제초와 청소부문 인력 3900여명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제설작업 지원을 위해 전방 GOP지역에는 좁은 도로와 경사지에 적합한 제설장비를 추가로 보급하고, 후방부대에는 제설차 등 제설장비를 지속 보충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제초‧청소‧제설 등 사역임무를 민간으로 전환하면 장병들은 본연의 전투임무에 더 충실할 수 있고, 일과 외의 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등 복무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군부대 주변 지역사회에 매년 일정 규모의 일자리를 제공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과 군부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장병들의 사역임무에 대한 민간인력 전환을 국방개혁 2.0 과제로 선정했으며,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 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