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SI 업체 LG CNS가 지난 19일 로봇 서비스 플랫폼 ‘오롯(Orott)’을 출범시켰다. 오롯은 순 우리말 ‘오롯하다’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다. ‘모자람 없이 온전한 기술’ 이라는 의미와 ‘로봇 기술을 뛰어넘어 완성도 있는 최고의 로봇 서비스’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그런데 LG CNS는 이걸 왜 만들었을까?

오롯의 역할은 한마디로 로봇들의 지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 유통, 물류 등 산업에 활용되는 서비스 로봇을 통합 운영, 관리한다. 공항 · 쇼핑몰 · 물류센터 등의 IT시스템과 안내로봇 · 경비로봇 · 청소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지휘하는 것이다.

LG CNS는 인천국제공항 안내 로봇 ‘에어스타(AIRSTAR)’에 오롯을 선보였다. 오롯은 제1·2여객터미널 8대, 6대 총 14대의 로봇을 관제한다. 에어스타는 한국어와 영어·중국어·일본어 음성 인식이 가능하고, 위치기반 기술을 통해 목적지까지 에스코트도 해준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의 고객이 에어스타에게 어느 탑승줄이 제일 빠른지 물어보면 답을 알려준다. 승객은 그 탑승줄로 가서 줄을 서면 된다. 이런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별도로 데이터를 찾아들어가지 않고 눈앞에 있는 로봇이 정확한 정보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돋보인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에어스타지만 실시간으로 변하는 정보를 에어스타에게 제공하는 건 ‘오롯’이다. 오롯은 인천공항으로부터 출국장 혼잡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받아 로봇에게 전송하는 전달자 역할을 한다. 데이터를 받은 로봇은 승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리다. 그 외 오롯이 통제하는 에어스타는 승객 목적지 에스코트, 수하물 수취등 역할을 수행한다. 

‘오롯’은 활동하는 로봇을 개별과 그룹으로 제어할 수 있다. 현장에 있는 로봇의 위치와 활동 상황, 동선 등을 고려해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른 대응 서비스가 가능하다. LG CNS는 ‘오롯’이 상황에 따라 대처해 서비스 하는 사례를 하나 들었다.

# 쇼핑몰의 청소 로봇이 자체 설정된 프로그램과 센서로 장애물을 피해가며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쇼핑몰 내 한 매장의 행사가 끝난 후 지저분해진 행사장 청소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청소 로봇은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 물론, 스스로 지저분한 매장을 찾아가 청소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이 때 LG CNS 오롯의 역할이 시작된다. 쇼핑몰로부터 행사 일정과 지도를 받아 행사 종료 시간에 맞춰 로봇에 출동 명령을 내린다. 특히, 로봇이 여러 대일 경우 오롯의 역할은 더욱 빛을 발한다. 1, 2번 로봇에는 행사 매장 청소 임무를 부여하고 3, 4번 로봇에는 배터리 충전을 위한 복귀 명령을 내려 로봇의 그룹별 임무 수행을 가능케 한다. 

이처럼 변화하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시스템이 이미 설정된 임무만을 수행하는 단일 로봇을 ‘오롯’을 이용해 좀더 유용하게 사용하는 식이다.

다른 영역에서도 ‘오롯’을 비슷하게 활용할 수 있다. 쇼핑몰, 물류센터가 그 예다. ‘오롯’을 쇼핑몰에 적용하면 매장 길 안내, 고객과 가까운 매장의 제품 광고와 행사 정보, 어린이 쇼핑객을 위한 게임 등을 서비스할 수 있다. 물류센터에서는 위치 기반 로봇 그룹별로 제품 운반 임무를 지시할 수 있으며,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의 재고를 파악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 [LG CNS] 오롯(Orott) 서비스 플랫폼 구성도. 출처=LG CNS

‘오롯’이 이런 IT서비스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는 건 LG CNS가 가지고 있는 AI빅데이터, IoT, 클라우드 등 IT신기술 역량을 접목해 최적화했기 때문이다. 

‘오롯’의 데이터 분석은 LG CNS AI빅데이터 플랫폼 ‘디에이피(DAP)가 맡는다. IT시스템, 공항, 쇼핑몰, 물류 센터 등에서 전송되는 데이터를 DAP가 분석해 지능형 서비스를 생산한다.

데이터의 분석결과는 다시 오롯으로 보내져 오롯은 로봇에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때 이용되는 것이 IoT 플랫폼 ‘인피오티(INFioT)’다. 인피오티는 국내외 출시된 모든 로봇과 연동되는 호환성을 가지고 있다. 주요 임무는 ▲로봇 제어 및 임무 지시 ▲로봇 상태 모니터링 ▲로봇 서비스 콘텐츠 제공 ▲서비스 운영, 통계 분석이다. 

첫째로, 로봇 위치 기반의 관제와 로봇 임무를 부여한다. 로봇이 운영되는 공간의 지도를 플랫폼에 저장하고 지도가 변경된 경우 즉시 정보를 업데이트해 각 로봇의 서비스 구역을 변경하거나 이동 제한 구역을 설정한다. 3D맵 기술 기반의 로봇 네비게이션도 제공한다. 

둘째로, 로봇 상태를 실시간 관리한다. 로봇의 배터리 상태, 임무 수행 현황을 모니터링 하거나, 로봇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펌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 시킨다. 로봇의 일주일 치 업무 스케줄을 설정해주는 등 모델별 다른 로봇의 그룹 업무 스케줄도 지정할 수 있다. 

셋째로, 로봇이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관리한다. 오롯은 로봇용 비디오, 이미지, 오디오 등의 콘텐츠 제작 도구를 제공하며, 완성된 콘텐츠는 계획된 일정과 장소에 맞춰 각 로봇에 배포된다. 

마지막으로, 로봇의 서비스 운영 내용을 토대로 통계 분석을 실시한다. 로봇에 대한 고객 만족도, 서비스 횟수 등을 분석, 결과를 오롯 사용자가 보기 편하게 대쉬보드 형태로 제공한다. 

LG CNS는 “국내 로봇이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으나 그에 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산업 활성화가 미진하다”면서 ‘오롯’ 같은 IT서비스 플렛폼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 CNS IoT사업담당 조인행 상무는 “LG CNS는 그 동안 구축한 교통 · 유통 · 물류 산업 분야의 IT서비스 역량으로 다져진 산업별 지식과 서비스 로봇을 결합시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 말하고, “이번 인천국제공항 로봇 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입증한 ‘오롯’으로 해외 공항 로봇과 쇼핑몰, 물류 분야 등에 로봇 서비스를 확산시킬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