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이번 주(25일~29일) 뉴욕 주식시장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이 실물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무역전쟁이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등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산육국 회동 후 급반등한 국제 유가의 동향도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2일 9 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전주보다 2.03% 하락한 2만4580.89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으로 약 2%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0.89% 내린 2754.8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9% 떨어진 7692.82를 기록했다. S&P와 나스닥은 주간으로 각각 0.9%와 0.7% 내렸다.

글로벌 무역전쟁 벌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관세 장벽을 없애지 않으면 자동차에 대한 20% 관세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와 차량 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이후 구체적인 관세율까지 언급하며 자동차 관세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28~29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다음 달 6일 각각 340억달러 상당의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해 놓았다. 아직 물밑 협상의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세계 두 초강대국이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경제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관세가 발효되기 이전 미·중간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관리들이 최근 전직 미국 정부관료와 중국 전문가들과 만나 중국과 고위급 협상을 추진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은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NEC는 다음 달 6일 이전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초청해 협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무역전쟁 가능성이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낙관론도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30% 오른 데 이어 올들어서도 완만한 하락세에도 약 12% 상승했다. S&P 500 도 지난 6개월 동안 약 3% 상승했다. S&P 500은 미중간, 미EU간 무역전쟁 염려 때문에 '탈출속도'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유가 향배도 변수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은 지난 2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이 오는 7월부터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실질적 증산 규모는 6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무려 4.6% 급등한 배럴당 68.58달러에 거래됐다. 한 주 동안 WTI는 5.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 8월물 가격은 3.4% 오른 75.5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약 2.9%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셰브런과 엑손모빌 등 석유 메이저기업 주가 2% 이상 오르며 증시 강세를 이끌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초부터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를 이행하고 있지만 합의이행률이 지난달 152%에 이르렀다. 이는 곧 하루 62만4000배럴의 생산물량이 시장에서 배제된다는 뜻으로 유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유가의 반등 흐름이 이어지면 에너지 주 중심으로 주가에도 긍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고유가는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경우 한미 금리 역전이 강화되고 이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물가지표 주목해야

이번주에는 주 후반 나오는 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5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국가활동지수(CFNAI)와 댈러 연준 제조업 지수, 5월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나온다.

26일에는 4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됐다.

27일에는 5월 내구재수주와 5월 상품수지, 5월 잠정주택판매 등이 발표된다. 전달 내구재 수주는 1.9% 감소했고 상품수지는 682억 적자였다. 에너지정보청(EIA)의 22일 기준 원유재고동향이 나온다. 15일엔 510만배럴 감소해 유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28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나온다. 잠정치는 2.2% 증가였다.

퀄스Fed 부의장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29일에는 Fed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중시하는 5월 개인소득과 개인지출 지표, 선호하는 PCE 가격지표가 발표된다. 미시간대 6월 소비자태도지수, 시카고PMI도 예정돼 있다. 미국 원유생산의 대리지표인 베이커휴즈의 가동중인 원유채굴기 숫자가 나온다. 지난주엔 1개 감소한 862개로 집계됐다. 고유가로 셰일업체들이 생산에 나설 경우 가동중인 원유채굴기 숫자가 늘고 산유량 또한 증가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