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CRM 강의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세일즈 프로모션(Promotion)과 캠페인의 차이다. 다시 말해, 신규고객들에게 포인트를 추가 적립해주고, 특정 기간 동안의 구매고객들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의 활동들은 엄밀히 말하면 마케팅에서 말하는 4P Mix의 프로모션에 속하는데 왜 굳이 CRM에서는 캠페인이라는 용어를 쓰느냐는 것이다.

사실 규모와 성격에 따라 어떤 회사의 CRM 부서는 실행단의 업무보다는 오롯이 분석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회사는 CRM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광의의 정의에 따라 고객 정보가 생성 및 관리되는 모든 마케팅 채널의 업무에 관여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에는 후자의 성격이 강한 회사에서 CRM 업무를 하며 과연 현재 필자가 캠페인이라는 이름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과, 바로 옆에서 여러 가지 사은품 샘플들을 쌓아 놓고 어떤 것이 가장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고 구매를 유발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프로모션팀의 행사 운영안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실제로 CRM 담당자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매달 꾸준히 캠페인을 하지만 실제로 생일고객에게 쿠폰을 보내고, 특정 시점이 되면 시스템에서 등급별 고객을 선별해 약속된 혜택을 제공하는 활동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프로모션과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하소연을 듣기도 한다.

물론 CRM 시스템 기반의 기계적인 분석과 그 결과들을 바탕으로 항상 유사한 캠페인을 하면 당연히 프로모션과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필자는 딱 한 장의 그림으로 프로모션과 캠페인의 명확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었고, CRM 부서에서 진행하는 모든 활동들은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정리가 되었다. 그 그림이 바로 CRM MAP이다.

[그림] CRM MAP

CRM MAP은 프로모션과 캠페인에 대한 사전적 정의로부터 시작하는데, 프로모션은 한 번으로 끝나는 단발성의 행사라면 캠페인은 여러 가지 프로모션으로 구성되며 이들을 시간적 차이를 두고 연결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매출 증진, 장기적으로는 충성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즉 CRM 부서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은 매년 말 그해에 진행되었던 것들을 모두 펼쳐 보았을 때 마치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식업 케이스로 CRM MAP을 설명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면 포인트를 제공함과 동시에 환영의 의미로 가용할 수 있는 특정 포인트를 추가적으로 더 지급한다. 현재 상황은 CRM MAP에서 신규회원 노드(Node)에 해당된다(이후부터는 CRM MAP에서 회원군을 나타내는 사각형을 노드라 칭하기로 한다). 그 후 매장에서 정해준 기간 내에 다시 한 번 방문해 제공받은 포인트를 사용한다면 해당 고객은 가장 수가 많은 일반회원에 포함되고, 만약 제때 사용하지 못해 소멸한다면 정보는 있되 활동은 없는 휴면회원이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은 신규회원 다음인 일반회원과 휴면회원 노드에 해당된다. 그런 다음, 일반회원이 지속적으로 매장의 캠페인에 반응하면 우수회원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다시 휴면회원이 된다. 반대로 휴면회원이 매장의 적극적인 활동에 반응해 다시 방문을 하면 일반회원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이탈고객으로 처리된다. 마지막으로 우수회원 노드까지 올라간 고객은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VIP 회원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일반회원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CRM MAP에서 각각의 회원 노드는 독립된 개체지만 모두가 마치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하나의 회원 노드는 프로모션이지만 이것들을 모두 연결하는 활동들은 CRM 캠페인인 것이다.

가끔씩 교육과정을 진행하면서 수강생들과 함께 현재 CRM 부서에서 하고 있는 캠페인의 내용을 포스트잇에 간략하게 메모한 다음, CRM MAP의 어디에 해당되는지 붙여보는 실습을 하곤 한다. 대부분의 경우 1~2개 정도는 CRM MAP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는데, 그러면 그 캠페인은 고객관리에 있어서 명확한 목적이나 목표가 결여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만약 우리 CRM 부서가 매달 뭔가 많은 행사를 하고 있는데 잘 정리되지 않거나 혼란스럽다면, 지금 바로 큰 전지에 CRM MAP을 그려 놓고 노드와 노드를 연결하는 선 위에 해당되는 것들을 찾아 올려놓길 바란다. 그렇게 하다 보면, 현재의 CRM 활동들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 또는 어떤 고객집단들이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체계적인 고객관리가 필요하다면 CRM MAP의 적극적인 활용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