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로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발표한 ‘2018년 4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국의 무역 규제 조치와 한∙미 FTA 개정 협상, 미∙중 무역갈등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자국중심 대외교역 정책에 맞서 중국과 유럽연합(EU) 등도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미∙중 간 무역전쟁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지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말 세계 증시도 요동쳤다.

▲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발표한 ‘2018년 4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국의 무역 규제 조치와 한∙미 FTA 개정 협상, 미∙중 무역갈등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출처=flickr, 위키미디어

한은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지난 1월 세탁기∙태양광전지에 내린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라 올해 수출은 지난해 통관수출에 비해 0.1%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 1월 세탁기 완성품과 부분품에 3년에 걸쳐 50%의 관세를, 태양광전지에는 쿼터(2.5GW) 초과분에 4년간 최대 3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대미 수출용 세탁기 대부분이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고, 세탁기와 태양광전지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한은은 점쳤다.

지난해 기준 세탁기와 태양광전지가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1%, 0.2%에 불과하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제한조치 역시 당초 예상보다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대미 철강과 알루미늄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5%, 0.02%로 미미한 데다 철강도 기존 25% 관세 부과안이 아닌 수입쿼터를 적용받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수출 감소 효과는 당초 예상보다 적은 5억달러 안팎으로 추산됐다.

한∙미 FTA 개정안 협상의 경우 현재까지의 합의사항에 따르면 당장의 수출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협상이 미국산 자동차와 농축산물에 대한 국내 수입 위주로 이뤄진 데다 발효 시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간 무역갈등에 대해서 한은은 “중국 및 미국의 중간재 수요가 감소하는 등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대부분이 중간재임을 감안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보호무역주의 여파가 단기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거나 G2 간 갈등이 길어지거나 심해질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