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해외 연구에서 고지혈증 약으로만 알려졌던 스타틴이 망막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안구 흉터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타틴을 추후 눈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해외 의학저널인 ‘액타 옵탈몰로지카(Acta Ophthalmologica)’ 지난 16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병원에서 유리체 망막수술을 받은 환자 57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의 역할을 시험했다. 환자들에게 스타틴 약물을 사용하자 유리체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재수술할 위험을 28% 줄였다.

유리체는 안구 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젤리처럼 투명한 조직이다. 눈속에 염증이나 출혈이 생기면 유리체가 혼탁해 시력장에가 온다. 유리체 망막수술은 망막을 절제해 드러낸 후 유리체를 제거하고 새 액체로 바꿔 시력을 회복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문제는 망막을 박리하고 다시 덮는 과정에서 안구 내부에 흉터조직이 생겨 오히려 시력저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유리체 망막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유리체에 선천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눈속 염증이 심할 때 ▲눈에 심한 외상을 입었을 때 ▲당뇨망막증이 심할 때 ▲노인성 황반변성이 왔을 때 등이다.

그러나 스타틴은 환자가 노인성황반변성을 앓고 있거나 당뇨망막증이 있을 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도센트 시르파 로코바라(Docent Sirpa Loukovaara) 안과 교수는 “스타틴 치료는 실명을 야기할 수 있는 망막 박리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스타틴 약물이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뿐 아니라 안구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스타틴은 고지혈증 약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도 예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스타틴이 망막 박리 환자의 재수술을 줄이는 이유로 스타틴이 눈 안의 염증을 줄이고 흉터 조직이 형성되는 것을 막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도센트 교수는 이어 “우리는 이전 연구에서 스타틴 약을 투여받은 환자의 유리체에서 흉터조직과 관련한 생화학적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지표)의 양이 스타틴을 투여받지 않은 대조군의 유리체의 양보다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 후 스타틴을 직접 눈에 주입하는 망막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센트 교수는 “현재 눈 안에 흉터 조직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한 약물 치료법은 없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스타틴의 가능성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미래엔 망막 박리 환자에게 스타틴을 직접 눈에 주사제로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