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학의 소주 좋은데이 새 광고모델 방송인 손나은. 출처= 무학

국내 소주 업계에 유명 여자연예인 광고모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주류 제조업체들은 모두 미모의 여자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각 사의 대표 제품인 소주의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주 광고 모델은 ‘여자 연예인’이라는 일종의 마케팅 공식을 세운 시초는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다. 1999년 자사의 대표 제품 ‘참이슬’의 모델로 배우 이영애 씨(47, 당시 나이 29)를 발탁하면서 이후 경쟁 업체들도 소주의 광고 모델로 당대 트렌드를 이끄는 여자 연예인들을 모델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황수정, 송혜교, 신민아, 구혜선, 이효리, 김정은, 김태희, 성유리, 하지원, 한예슬, 한지민, 정려원 등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소주 광고모델이 됐다.

이전의 모델들은 소주라는 제품 특성과 주 소비층이 성인 남성이라는 것을 고려해 ‘아주 어리지는 않은’ 20대 후반~30대 초반 연령의 여자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델로 선정되는 연예인들의 연령대도 점점 확대되고 있어 최근의 경쟁은 이전의 주류업계 광고 모델 경쟁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하이트진로 소주 '참나무통 맑은이슬'의 광고모델 김희선(위)과 '참이슬' 광고모델 아이유. 출처= 하이트진로

주류업체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 16도의 저도(低度) 소주 신제품 '참나무통 맑은 이슬'을 출시하면서 광고 모델로 배우 김희선(40)을 선택했다. 불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20대 못지않은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김 씨의 모습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녀가 보여준 털털한 매력이 신제품의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평이다. 

그런가하면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상징과도 같은 소주 ‘참이슬’의 모델로 가수 아이유(본명 이지은·25)와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유는 22세라는 어린 나이부터 참이슬 광고 모델로 출연했다.

롯데주류는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일약 ‘국민 첫사랑’으로 떠오른 가수 겸 배우 수지(본명 배수지·24)와 지난해 소주 ‘처음처럼’의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주류는 자사의 맥주 제품 클라우드(Kloud) 모델도 가수 겸 여배우 설현(본명 김설현·23)을 채택해 주력 제품의 모델을 모두 인기 여배우를 앞세우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롯데주류 소주 처음처럼 광고모델 수지. 출처= 롯데주류

주류기업 무학은 지난 5일 영화배우 박보영(28)에 이어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의 새로운 광고모델로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 출신 방송인 손나은(24)을 선정했다. 무학은 이번 모델 선정에 대해 손나은의 밝은 이미지가 좋은데이 제품과 잘 맞는다고 판단해 전속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기 여자 연예인들이 소주 광고의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성인 남성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여기에 업계에서는 최근 소주 제품의 알코올 도수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도 광고 모델 선정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진로·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에서 시작해 25도로 낮아졌고 1998년에는 23도, 2014년에는 17.8도, 그리고 16.9도(참이슬 16.9)까지 낮아졌다.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최근 3년 동안 20도에서 19.5도, 18도 그리고 17.5도까지 알코올 도수가 낮아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를 즐기는 소비자 평균 연령의 하락, 여성 소비자 확대 추세 등에 맞춰 각 업체들은 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낮춰 이전보다 순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모든 성별과 넓은 연령대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여자 연예인들을 소주의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면서 깔끔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광고 모델로도 강조하는 마케팅이 업계에서 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