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달간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코스닥 고점을 끌어올리며 돌풍을 주도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지만 참고할 만한 증권가의 보고서가 부족해 개인투자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투자수요를 확대하려면 보다 많은 정보가 시장에 유통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신라젠에 대한 증권가의 보고서는 최근 3개월간 단 3개에 불과했다. 신라젠의 주가는 연초 1만2950원에서 9만1200원(8일 종가기준)까지 뛰며 604.25%가 올라 코스닥 상장기업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월 상장하자마자 코스닥 시가총액 5위권으로 뛰어오른 티슈진도 상장 이후에는 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았으며 코스닥 8위에 올라있는 바이로메드는 3개월간 보고서가 단 1건뿐이었다. 11위 코미팜도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코스닥 돌풍을 이끌었던 셀트리온 그룹(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보고서 역시 예상외로 많지 않았다. 특히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보고서는 한건도 없었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 3총사로 같이 주목을 받은데다 최근 한달 사이 주가가 2배가량 뛰면서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던 기업이다.

요동치는 주가에 비해 정보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으면서 코스닥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시장에 크고 작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출렁대고 있다. 지난주 제약·바이오주의 부진과 함께 코스닥 지수가 750선 아래로 추락하자 ‘바이오 거품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도 곤란해 하는 눈치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보니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가치판단이 쉽지 않다. 제약·바이오주는 미래 성장성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기대감으로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고점을 높여왔다. 이로인해 불안심리가 확산할 경우 전세가 반전된 후 한 동안 하락세에서 못벗어날 수 있고 전고점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은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도 제약·바이오주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급등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단기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갔다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바이오 거품이 언제 꺼질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전문가들이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지 않는 것은 애널리스트가 객관적으로 분석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업종보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데다 신약개발 등 미래 성장성을 예측하기 힘들어 애널리스트들도 보고서를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과 인력부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눈치만 보고 가치판단을 미루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증권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이 제공하는 IR자료에 의존해서 컨센서스와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며 “바이오주의 경우 주가 상승폭에 비해 실적이 좋지 않아 가치판단이 어렵고 이에 따라 보고서를 내기 꺼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