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 형성에 관련된 단백질이 발견됐으며  이를 제어해 모발 재생을 촉진시키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대머리'라는 단어는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세대 생명시스템대학 생명공학과 단백질기능제어이행연구센터(ERC) 최강열 교수 연구팀이 윈트신호전달계를 조절해 모발 생성을 억제하는 단백질(CXXC5)을 발굴하고, 이를 표적으로 삼는  재생성 발모제를 개발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기존 탈모치료제는 머리카락 성장속도를 조절했다. 따라서 이미 진척된 탈모에는 효능이 없고 남성호르몬 억제에 따른 부작용이 있어, 이를 극복할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했다.

최근 윈트신호전달계가 발모와 모발 줄기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됐지만 발모를 조절하는 단백질이나 구체적인 조절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윈트신호전달계는 세포내에서 다양한 생리 혹은 병리현상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호전달계의 하나이다. 암, 골다공증, 비만, 상처 치유, 모발 형성 등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다양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표적으로 주목받는 신호전달계이다.

이에 최강열 교수 연구팀은 생쥐모델과 인체 모발을 만들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모유두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CXXC5(CXXC-type zinc finger protein 5) 단백질이 디셰벌드(Dishevelled) 단백질(윈트신호전달계에서 세포 밖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매개해 전달계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에 결합해 윈트신호전달계의 활성을 저해하고, 이는 모발 형성을 저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CXXC5는 아연집게 단백질로서 윈트신호전달계를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CXXC5와 디셰벌드 단백질의 결합을 방해하는 물질(PTD-DBM)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윈트 활성화제와 함께 인간세포나 생쥐에게 처리 시 성체줄기세포가 활성화되고, 새로운 모낭이 재생되는 ‘재생성 발모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최강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모발 형성 조절에 관련된 단백질을 발굴하고, 이를 제어해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신물질을 개발한 것”이라면서 “개발된 물질은 혁신신약 약물로서 대머리 치료는 물론 피부조직의 손상까지 재생시키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집단연구)의 지원을 받아 한 이번 연구는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인베스티게이티브 더마톨로지에 10월20일자로 게재됐으며, 존스홉킨스 대학 루이스 갈자 교수(Luis A. Garza)가 저널 같은 호에서 연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