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주가 대폭락(블랙먼데이) 30주년을 맞은 19일(현지시각)  투자자 불안이 커진데다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의 주가가 2% 하락했는데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부 기술주 약세와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사이의 갈등, 중국의 부진한 성장이 장 내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지만 기업 실적 호조 기대 덕분에 지수는 최고치로 올라간 것으로 풀이됐다.

스페인 정부는 21일 특별 각료회의를 열어 카탈루냐 자치권 몰수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치권이 박탈되면 시위를 다시 촉발해 유럽 지역의 정치 불확실성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의 6.9%에서 6.8%로 떨어져 6분기 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1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02%(5.49포인트) 상승한 2만3163.0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0.03%(0.84포인트) 오른 2562.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3%(19.15포인트) 내린 6605.0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30년 전 주가가 폭락한 블랙먼데이를 맞아 하락세로 장을 시작해 장중 한때 100포인트 가량 떨어지기도 했지만 미국 기업의 실적 기대감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0.35% 하락했고 에너지업종이 0.31% 내렸다. 금융과 헬스케어, 산업, 소재, 통신, 유틸리티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애플의 주가는 아이폰8과 아이폰 8 플러스의 수요가 이전 모델 대비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로 2.4% 내렸다. 중국 정부가 애플워치의 LTE 연결 기능을 차단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 기능은 아이폰이 없어도 전화를 걸거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새 애플워치의 핵심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허리케인이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나 12%가량 하락했다.

온라인 쇼핑몰 회사인 이베이의 주가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2분기 연속 하향한 영향으로 1.8% 하락했다. 이베이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99~2.0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95억7000만달러로 망했다. 이전까지 조정 EPS 1.98~2.03달러, 매출 95억 달러를 예상했다. 이베이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5억2300만 달러(주당 48센트)를 기록했다.

필립모리스도 조정순익과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나와 3.9% 빠졌다.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의 주가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재고 부담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지만 0.75%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고용시장은 견실한 모습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등의 영향에도 3주째 감소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2만2000명 감소한 22만2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이는 197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3만9000명이었다.

또 전체 청구자 수가 30만명을 밑돈 기간이 1970년대 초 이후로 가장 긴 137주째 이어지고 있다.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지난달 한때 허리케인 영향으로 29만8000명으로 솟았다가 감소했다.

제조업 활동도 좋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지수는 확장 국면을 더 확대했다. 5개월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필라델피아연은 지수는 전달 23.8에서 27.9로 올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1.9였다.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지난 2월 43.3으로 33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경기 선행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9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0.2% 내렸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0.1% 상승이었다. 선행지수는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0.3%와 0.4%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