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월 성세환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회장직이 공석이 되면서 그동안 인선작업을 벌여왔고 최종 심층면접 대상자로 3명의 후보를 압축한 상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17일 3명 후보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후 곧바로 한 명의 후보를 차기 회장으로 추천하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선 16일 성 회장은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겸 부산은행장, BNK금융지주 및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직에 대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최종 후보자로 지명된 3명의 후보는 박재경 BNK금융그룹 회장 대행과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다.

크게 구분해 보면 외부인사 1명에 내부 승진대상자 2명인 셈이다.

BNK금융지주 차기회장 인선이 세간에 관심을 끈 것은 이달 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차기 회장을 정권과 당과 관련있는 외부인사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내부문서가 공개되면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위원장인 한 후보가 예선에서 낙마하기도 했다.

이후 부산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차기 회장은 BNK출신으로 나와야 외풍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에 박재경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박 BNK금융그룹 회장 대행은 성 전 회장이 구속된 후 BNK금융 비상경영위원회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은행에 1981년 입행 후 BNK금융에서만 36년간 근무하면서 그룹 전반 현안과 사정을 정통하고 내부에서는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부산은행이 금융지주사로 몸집을 키우는데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전직 성 회장이 비리에 연루되고 있는동안 참모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이와 함께 내부인사로 꼽히는 정 대표는 지난 2010년 부산은행에 입행에 부산은행 상임감사와 BNK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전에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지만 노조에서는 내부인사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반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노조와 정반대의 논리로 내부 승진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내부 비리로 회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임기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 승진으로 차기회장이 선출된다면 조직을 개혁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논리다.

▲ (왼쪽부터) 박재경 BNK금융그룹 회장 대행과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출처=이코노믹리뷰DB.

이 경우 유력한 후보는 김지완 전 하나금융부회장이다.

김 전 부회장에게 약점은 의외로 학맥이다. 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다. 업무능력만 놓고 보면 증권업계 최장수 사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977년 부국증권에 입사한 이후 35살에 임원에 오른 기록도 갖고 있다. 이후 1998년부터 부국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사장직을 계속 맡으며 사장만 14년을 해 ‘직업이 사장’이라는 호칭도 따라붙었다. 직접적인 은행 경영 경험이 많진 않지만 최종 직함이었던 하나금융 부회장을 지내면서 금융지주사 경영을 들여다본 경험도 있다. 또 최근 추세가 은행업무 비중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로 이동하고 있는만큼 증권사 사장 경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그에게 따라붙는 것은 강철같은 체력이다. 나이가 많다는 약점이 있지만 그는 최근 하루에 '불수도북'을 주파한 기록을 갖고 있다. '불수도북'은 서울과 그 경계의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하루에 주파했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측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직 회장이 구속되면서 차기 회장 인선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회장을 보좌했던 간부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외부인사 영입이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라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금융산업 노조와 부산은행 노조 등은 내부인사 승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일에 맞춰 부산은행 본점 사옥에서 외부 출신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도 열 예정이다.

한편 부산은행 임추위는 오는 21일 빈대인 BNK부산은행장 직무대행, 김석규 BNK경남은행 부행장, 성동화 BNK부산은행 부행장보 등 3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최종후보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에 BNK금융지주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겸임하는 것이 아니라 이원화하기로 했다"며 "전직 회장의 법적 책임이 발생한 금융지주 회장직은 외부인사가 맡고 부산은행장은 내부에서 승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것도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