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요즘 여기저기 기업에서 발생하는 위기들을 보면 거의 비슷한 성격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업들이 거의 서로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을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위기관리라고 하던데, 어떻게 하면 사전에 그런 위기를 관리할 수 있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사건이나 사고 같은 위기 유형은 사전 위기관리라는 것이 철저한 안전 의식과 규정 준수, 사고 발생 감지 체계 강화 등으로 상당 부분 사전관리가 가능합니다. 환경, 품질, 서비스 관련 위기 유형들도 대부분 사전 위기관리 방식은 이와 대동소이합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업이 겪고 있는 ‘사회 환경적 위기’에 대한 사전 위기관리는 약간 다른 처방이 필요합니다. 기존 위와 같은 단순 사건, 사고 유형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고, 일단 발생하면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상당수 드러나기 때문에 사후 관리 예후가 그리 좋지 않은 것도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여러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 경험했던 ‘사회 환경적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사전적 처방이 가능합니다. 그 처방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사내 준법 문화’입니다. 기업 오너로부터 일선 직원들에게까지 강조되는 준법의식과, 법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위기 요소들의 점검 개선은 ‘사회 환경적 위기’ 발생 가능성을 절반 이상 줄여냅니다.

그 다음은 최근 특히 강조되고 있는 ‘여론 감각의 강화’입니다. 기업이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여론에 의해 문제가 지적되는 경우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결국 해당 의사결정이 재앙적 결과로 마무리되는 경우도 목격됩니다. 만약 기업이 정확한 ‘여론 감각’을 모든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면 불필요한 ‘사회 환경적 위기’는 또 다시 절반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은 다른 기업들이 경험한 여러 위기 케이스들을 분석해보는 활동입니다. ‘타사 반면교사’를 통한 개선점 확인 및 개선 노력이죠. 상당히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이 경험한 것과 동일한 위기를 그대로 답습합니다. 그런 면에서 해당 기업이 ‘타사 반면교사’를 한다면, 또 나머지 절반의 ‘사회 환경적 위기’의 발생은 사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은 우리 회사만의 위기 요소에 대한 점검과 개선입니다. ‘자사 위기 요소 진단’을 의미합니다. 앞에서부터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등을 기반으로 한 위기 요소들을 확인 개선했어도, 우리 회사에만 발생할 수 있는 특별한 위기 요소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를 세세하게 확인해 개선 조치한다면 또 상당 부분의 ‘사회 환경적 위기’는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의 모든 활동을 진행한 뒤에도 돌아봐야 할 것들은 몇 개가 남습니다. 그중 하나가 ‘기업문화’입니다. 기업 구성원들이 과연 위기와 위기관리에 대한 개념, 의지 그리고 공통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에서도 위기 발생 가능성이 갈릴 수 있습니다. 분명히 위기를 사전 사후적으로 잘 관리할 수 있는 ‘기업 문화’는 존재합니다.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이 있다면 ‘사회 환경적 위기’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다음 남은 것들이 바로 위기관리를 위한 ‘조직화’와 해당 위기관리 조직의 ‘위기관리 기술 및 역량 개발 노력’입니다. 앞의 모든 필요조건들이 전제되어 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처방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온 위기관리 매뉴얼, 위기관리 위원회, 위기관리팀, 교육 및 훈련, 시뮬레이션 등등이 이런 처방의 일환입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기업들이 ‘사회 환경적 위기’에 사전적으로 맞선다고 하면서 맨 마지막 노력들로만 위기관리를 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상당히 큰 포션인 준법 문화 강화, 여론 감각 강화, 타사 반면교사 및 자사 진단, 기업문화 개선 등은 과감하게 건너뛰고 바로 위기관리 조직과 역량 강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는 분명히 단추를 잘못 끼우는 순서입니다.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실무진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이것뿐이라 당장 이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말을 실무자들이 합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중요 전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어떤 노력도 정확한 의미의 위기관리와는 거리가 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