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참석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유의동 바른정당 의원,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김주원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은 물론 경쟁자인 케이뱅크보다도 앞서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용자 관점에서 모든 것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대조건을 폐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단순 호기심이 아닌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28일 오전 7시 기준 29만3000여명의 신규고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3시기준 판매 32시간만에 47만 신규 계좌 개설을 돌파했다. 지난 4월 출범한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약 한 달만에 25만명을 모집한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뱅크의 출범은 말 그대로 ‘돌풍’이다.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을 뛰어넘어 경쟁자인 케이뱅크조차도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함들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혜택 또한 소비자관점에서 준비한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뱅크 vs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는 국민앱 카카오톡의 아이디로 회원가입을 간편화했다. 카카오톡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들을 배려해 휴대폰번호로도 가입할 수 있게 했다.

계좌개설시 휴대폰 인증, 신분증 인증, 타행계좌인증(역이체) 단계를 거치게 되는 데 이중 타행계좌인증 방식은 상당히 독특하다.

본인 명의의 타행계좌 번호를 입력하면 카카오뱅크가 해당 계좌로 4글자의 특정 문구와 함께 1원을 보낸다. 이 특정문구를 입력하면 계좌가 개설되며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이는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보다도 훨씬 간편한 절차다. 케이뱅크는 카카오톡과 같은 플랫폼이 없는 탓에 각종 회원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휴대폰 인증, 신분증 인증 단계는 차이가 없지만 타행계좌인증 단계는 본인 명의 계좌에서 케이뱅크로 이체해야 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물론 이체를 하고 싶지 않다면 영상통화로 인증을 하는 방법도 있다.

▲ 출처: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홈 화면에서도 분명 차이를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정말 ‘깔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플하다. 케이뱅크 또한 시중은행 앱 대비 깔끔하게 구성했지만 카카오뱅크를 따라 갈 수 없다.

이는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의 발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지난 27일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모바일 상에서 복잡하게 구현할 경우 잘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처: 이코노믹리뷰 DB, 사진: 박재성 기자]

케이뱅크는 PC와 모바일 모두 이용이 가능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오직 모바일을 통해서만 이용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에 좀 더 최적화되고 차별화되는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홈 화면을 ‘직관적’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금리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모두 시중은행보다 더 좋은 금리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케이뱅크의 적립식 예금상품인 ‘코드K 자유적금’은 연 최고 2.2%, 거치식 예금상품인 ‘플러스K 정기예금’은 연 최고 2.1%, 적립식 예금인 ‘플러스 자유적금’은 연 최고 2.5%다.

‘최고’는 우대조건 충족시 제공되며 가입자 특성에 따라 실제 금리는 다를 수 있다. 체크카드 이용실적, 급여계좌 여부, 예·적금 가입여부 등에 따라 금리가 우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우대조건없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금리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양사의 체크카드 이용혜택을 보면 케이뱅크는 ‘통신캐시백형’ 체크카드를 사용할 경우 KT통신요금 최대 3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포인트적립형’은 모든 가맹점에서 1%의 포인트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 사용시 평일엔 0.2%, 주말이나 휴일에는 0.4%를 현금으로 돌려주며 실적에 따라 내년 1월말까지 월 최대 4만원을 돌려준다.

또 다른 차이점은 수수료 혜택이다. 카카오뱅크 입출금 통장은 올해말까지 이체수수료, ATM 수수료, 알림 수수료 등을 받지 않는다. 오프라인 출금의 경우 전국 은행의 ATM 기기와 편의점, 심지어 지하철 등에 설치된 ATM 기기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뱅크는 전국 GS25편의점에서만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송금은 카카오뱅크가 단연 압도적이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수수료를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낮췄다. 미국, 일본 등 세계 22개 국가에서 통용되는 9개 화폐의 경우 해외 송금 수수료는 송금액이 5000달러 이하이면 5000원, 이를 초과하면 1만원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현재 해외송금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누가 이용자를 생각했나...카카오뱅크 압승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 동반자이자 경쟁자이다. 하지만 양사의 향후 전략은 물론 초기 이용자들의 반응도 상당히 다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 오픈 첫날 5만명이 계좌를 개설한 것도 놀랐는데 카카오뱅크는 불과 하루(24시간)만에 30만명이 계좌를 개설했다”며 “실제로 계좌를 개설해보니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케이뱅크의 경우 시중은행 대비 더 나은 혜택과 호기심이 이용자들을 자극했다면 카카오뱅크는 확실히 ‘편의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석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출처: 이코노믹리뷰 DB, 사진: 박재성 기자]

이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차이점은 확실하다. 우선 카카오톡을 통한 인증절차 간소화, 역이체 타행계좌 인증은 카카오뱅크가 이용자들을 얼마나 고려했는지 알 수 있는 부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대조건을 없앴다는 점도 이용자들을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일일이 우대조건을 챙길 수 없다”며 “또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중심이라 상품 등도 복잡한 설명 없이 ‘직관적’이어야 이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대조건이 없어야 이용자 편의가 가능하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은 물론 케이뱅크도 우대조건을 내세우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이를 일일이 챙기기도 어렵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고객상담 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케이뱅크는 24시간 고객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체크카드 분실의 경우 ‘잠금’, 찾았을 경우 ‘해제’의 기능을, 해외 결제가 필요 없을 때 ‘잠금’을 통해 해외 부정사용 방지가 가능하다"며 “우리들이 은행을 사용하면서 불필요한 점을 없애고 간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은행의 ‘문제 해결’이라는 목적을 두고 카카오뱅크를 세운 것이다. 24시간 상담서비스 등이 제한적이라도 이용자 본인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이용자 중심으로 생각하는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은 물론 경쟁자인 케이뱅크에 비해서도 이미 한 발 앞서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