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세바스티앙 클링 총지배인. 출처: 힐튼부산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다양한 콘셉트의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올해는 완벽하고 편안한 휴가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속되는 불경기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인해 국내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국내에서 조용히 머물고 싶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덴마크어로 ‘편안한’의 뜻인 ‘휘겔리’와 휴가를 뜻하는 ‘베케이션’의 합성어인 ‘휘겔리케이션(편안함과 완전한 휴식 의미)’이 요즘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달 15일 오픈한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있는 ‘힐튼 부산’ 역시 휘겔리케이션이 가능한 곳이라는 게 장 세바스티앙 클링 총지배인의 이야기다. 그런데, 프랑스 출신인 그가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고 직원들과 소통하는 힐링 수단은 ‘가라오케(노래방)’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일까.

힐튼 부산의 자랑거리부터 우리나라 호텔 산업에 대한 제안, 그리고 1996년 힐튼 호텔에 입문해 20년 넘게 업계에서 일했던 그의 노하우까지 장 세바스티앙 클링 총지배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힐튼 부산,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통 사람들이 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의 목적지가 유적지나 관광지 등으로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힐튼 부산은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지’가 될 수 있는 곳이라고 자부한다. 이유는 호텔 내에서도 충분히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웰빙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프라이빗 레저시설’이 있다. 메인 수영장에서는 가족단위나 커플 등 모든 고객들이 바다를 보면서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야외 바비큐 공간이 있어 음식 주문도 용이하다. 북적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고객들을 위한 두 번째 야외 수영장도 있다. 주로 커플들을 위한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실내 수영장에는 따뜻한 노천 스파도 마련되어 있어 고객 기호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우나, 피트니스까지 모든 공간이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이라 머무는 자체가 힐링이 될 수 있다.

또 아난티 타운에는 500평 규모의 대형 서점인 ‘이터널 저니’, 김지운 셰프의 ‘볼피노’, ‘자색미학’, ‘오버랩’ 등 레스토랑, 로마 3대 카페로 알려진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 반려동물 호텔, 직수입 핸드메이드 리빙 소품 숍, 유아 의류 숍, 야외 공연장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호텔을 떠날 이유가 없지 않는가. 여기에 약 5분 거리에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고, 해운대 비치는 10분 거리에 있다. 이국적인 풍경과 힐튼 부산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들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장 세바스티앙 클링 총지배인. 출처: 힐튼부산

- 우리나라 호텔 산업, 어느정도 위치에 있다고 보나

한국의 호텔 산업은 서울과 인천에 집중되어 수요가 많고, 제주도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또 레저문화와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상황이라 전망이 밝지만 내실을 갖춘거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본다.

부산의 호텔 산업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쉐라톤 등 인터내셔날 호텔이 오픈을 앞두고 있고 이케아, 놀이동산이 들어서면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레저 시설이 강점이고 주변에 벡스코가 있어 마이스(MICE) 지역으로서 성장 역시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대비해 부산힐튼 역시 7개의 미팅룸과 이벤트 공간을 마련했다.

다만, 음식 문화에 다양성을 가미하기 위해 신경을 쓴다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여행객들을 새로운 나라에 가서 로컬 음식을 통해 새로움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면에는 기존에 익숙했던 음식으로 편안함을 얻기도 한다.

예를들어 싱가폴 호텔의 경우 관광객들이 특히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식음료가 정말 다양한 레스토랑을 많이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의 다양성이라는 무기로 불특정 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가 많고 음식 퀄리티도 높아, 음식으로부터 얻는 위안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활용하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 힐튼 부산에 총지배인의 어떤 노하우를 접목했나

힐튼은 글로벌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다. ‘힐튼’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고객이 기대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으로 힐튼 부산을 오픈하는 데 힘썼다.

다만, 부산에서 호텔을 열었다면 지역과의 균형을 이루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힐튼호텔 쉐프는 기장군과의 지속적인 소통으로 로컬 식자재를 이용하는 등 상생의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 또 부산에 거점을 마련했기 때문에, 우리 호텔에서 바다 뷰가 보이는 10층 로비 등 다양한 시설을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해 지역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중국의 사드 이슈로 관광객이 줄었다. 향후 다시 많아진다면 퀄리티 대비가 되어있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국내에 들어오면 부산도 많이 찾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비스퀄리티를 어떻게 동일하게 유지하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중국인 고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갑자기 관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힐튼 부산은 단체그룹은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따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고객이 붐비거나 이로 인해 불편을 겪는 상황을 최대한 배제시키려고 한다. 커플이나 소가족 규모는 호텔 10층에서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등 타겟에 맞게 동선을 분리해 놨다.

- 한국 방문 관광객은 주로 아시아권, 미국 유럽권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두 가지 개선사항이 보인다. 우선 부산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권에서 오는 직항 노선이 없다. 오고 갈 수 있는 노선이 잘 되어 있다면 외국인 광관객 유치가 더 수월할 것이다. 또 다른 점은 힐튼 부산에서 일하게 되면서 지난해 가족들과 부산 여행을 정말 많이 했는데 놀라움 그 자체였다. 사실 이렇게 즐길거리가 많은 곳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기도 했다. 다양한 축제는 물론 해양관광이 정말 잘 되어 있어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그런데 구글에서 부산의 여행지나 즐길거리에 대해 검색을 하면 정보가 많이 없었다. 이런 정보가 영어로 더 많이 공유된다면 분명 부산에 매력을 느끼고 오고 싶어하는 관광객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쉐라톤호텔, 이케아, 놀이동산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 외국인들이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

- 한국 직원들과의 소통 노하우가 있나

그동안 이집트, 서유럽, 터키, 몰디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의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인상적인 점을 꼽자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정말 열심히 논다’는 것이다.

보통 퇴근하고 나면, 서로 소통할 일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직원들과 가라오케에 자주간다. 열심히 일한 후 노래방에서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업무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다양한 나라에서 근무하면서 ‘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얼만큼 중요한지 알게 됐고, 문화를 존중하고 함께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얻은 나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장 세바스티앙 클링 총지배인. 출처: 힐튼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