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팬택이 자사의 특허를 소위 '특허괴물'에 넘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에서 특허까지 매각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팬택이 초유의 위기와 직면했다는 점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소위 국부유출에 준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팬택은 특허를 넘긴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의 일환"이라고 밝혀 업계와의 온도차이를 보여줬다.

21일 업계 및 언론보도에 따르면 팬택은 지난해 10월31일 총 230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를 골드피그이노베이션즈에 양도하는데 합의했다.

당장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IM-100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으나 목표치인 30만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저조한 성적으로 휘청이고 있는 팬택이, 이제 핵심자산인 특허까지 매각해 마지막 전투에 나서는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2009년 파산한 캐나다의 노텔 ‘특허잔치 사건’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노텔이 파산하자 시장에 질 좋은 특허기술들이 대량으로 풀렸고, 이는 다양한 글로벌 ICT 기업들의 훌륭한 먹잇감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택은 "골드피그이노베이션즈에 특허를 양도하기로 합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통상적인 사업적 결정"이라며 "어려움을 겪고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업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며, 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솔리드 공시에서 밝힌 것처럼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이번 특허양도 결정이 '청산절차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택의 현재 상황은 위기일발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은 물론 스마트폰 사업 철수론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특허를 둘러싼 논란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