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이 주도할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일명 '4차 산업혁명'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생활 패턴이 달라진 것처럼 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등의 4차 산업혁명은 생활과 산업에 또 다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견된다.

새로운 시장은 새로운 투자처를 만들기 마련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군은 모두 신성장 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망은 수시로 바뀌지만 하나의 흐름은 있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산업군과 덜 위험한 산업군이 있고 주로 시장 기대치가 높은 산업이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아직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기업들은 신성장 산업들이기 때문에 산업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것들도 있고 융복합의 성격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섹터를 나누기도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테면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검색 서비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모바일 비즈니스 등 다양한 신성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섹터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시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산업을 투자적 관점에서 판단할 일종의 지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산업은 매력적인 투자처로 종종 언급된다.

박진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혁명을 14개 테마로 분류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이 테마에 따라 관련 산업은 무엇이 있고 어떤 종목들이 있는지, 또 기대 수익이나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유망 산업군은?

박 애널리스트가 분류한 14개 테마는 3D프린터, 로보틱스, 헬스케어, 소셜미디어, 인터넷 서비스, 클라우드·빅테이터, 중국 전자상거래, 항공우주, 바이오 이노베이션,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스마트 시티, 디지털 달러, 사물인터넷(IoT)이다. 4차 산업혁명에 관련된 글로벌 대표 종목으로는 주로 미국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은 크게 정보기술 분야, 헬스케어, 인터넷·소비재, 기계항공 네가지 산업군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관련 산업이나 기업을 볼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한 기업이 여러 가지 신성장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그 중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큰 의미가 없는 산업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검색 서비스,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등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큰 매출 비중은 인터넷 포털의 광고수익이다. 시스코의 경우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가장 큰 수익은 전통적 사업영역인 유선 데이터 네트워크다. 따라서 각 기업이 운용하는 신성장 사업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혁명 관련주들이 IT, 헬스케어, 항공기계 등 다양한 영역에 있음에도 공통적으로는 '하이테크 기술주'와 같은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주의 경우 종종 기술 출현 이후 과도하게 기대를 받아 주가가 급등했다가 기대와 현실 사이의 차이가 줄여지고 나서야 기업 이익이 본격화되고 안정화 되곤 한다는 설명이다.

▲ 출처=미래에셋대우증권

바이오이노베이션은 시장 기대가 가장 높은 분야인 만큼 변동성이 가장 큰 것으로 꼽히고 스마트 시티는 변동성이 가장 낮은 산업군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산업군에서는 항공기 및 항공부품 수익기반이 확고한 항공우주, 과도한 기대 구간을 지나간 클라우드·빅데이터, 기존 오프라인·모바일·온라인 결제서비스 수익이 안정적인 핀테크(결제), 자동차 기술 개발이 상당히 진행된 자율주행차는 '상대적으로' 기술과 시장 성숙도가 높고 위험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산업군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1~2년간 바이오 이노베이션, 사물인터넷, 인터넷 서비스, 소셜 미디어, 3D 프린터, 헬스케어, 로보틱스가 순차적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순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군은 기대로 인한 손실 위험도 있음을 꼭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바이오 이노베이션의 경우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꼽히지만 2016년에 이익을 내고 있으면서 2017년에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비중은 6%에 불과하다.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분야로는 VR, 항공우주, 자율주행차, 핀테크(결제), 로보틱스가 있다. 이 분야의 특징은 이익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이머징 시장에서 수익이 가시화 된 산업으로 꼽힌다. VR이나 자율주행차의 경우 피부로 느껴지는 것보다 더 빠르게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당장 이익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셜미디어, 인터넷 서비스 및 전자상거래, 3D 인터넷 기업들이다. 인터넷 서비스와 중국 전자상거래 테마는 본격 성장기에 들어선 산업군이지만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본격적인 이익 모멘텀을 내기까지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전자상거래 인프라 투자 시간이 길었던 것처럼 관련 분야의 이익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4차 산업혁명 테마 투자 시에는 기대와 위험 수준을 기술 및 시장 성숙도 그리고 주가 변동성으로 가늠해 볼 수 있으며 고수익 고위험 투자일수록 투자 시계를 길게 두고 허용되는 변동 폭을 넓게 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보다는 수익의 가시성을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둬야한다"며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라는 투자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