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셀트리온(068270)·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셀트리온제약(068760) 등 '셀트리온 3형제'가 합병을 앞두고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전망이다. 합병 비율 등 아직 구체적인 합병방법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기본기에 충실한 전략으로 합병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꾼 '램시마SC'를 비롯해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빠르게 개발 중인 코로나19 중화항체 치료제 'CT-P59' 등 회사의 실적과 가치를 높일만한 무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램시마SC·트룩시마·CT-P59 등 영업이익 1조원 넘보는 '호재만발'

기업가치가 높다는 건 실적이 좋다는 의미로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국내 바이오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넘보고 있다. 

1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셀트리온은 영업이익 694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년 대비 83.8% 늘어난 수치다.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330.2% 증가한 3562억원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가 적은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해도 두 회사의 영업이익 총합은 1조511억원에 달한다.

▲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 출처=에프앤가이드

합병과 상관없이 셀트리온그룹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3종 세트를 앞세워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왔다.

실제로 이들 바이오시밀러는 유럽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유럽 시장에서 램시마 57%, 트룩시마 40%, 허쥬마 19%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특히 2015년 유럽에 출시된 램시마는 4년 만에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뛰어넘었다. 한때 1조원이 넘는 매출 규모를 자랑했던 레미케이드는 '램시마'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된 램시마SC의 등장도 램시마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약물 중 유일한 피하주사 제형이다. 현재 바이오베터라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2월 유럽 각지에서 판매를 시작한 램시마SC는 기존 류머티즘관절염에 이어 올 7월 염증성장질환 적응증을 추가 승인 받고 치료 분야 확장에 따른 매출 상승을 노리고 있다. 아울러 램시마SC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최단기간 승인을 목표로 신약 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이끌고 있는 세계 50조 원 규모의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시장에서 약 10조 원 규모의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램시마SC와 트룩시마 매출 비중 추이. 출처=메리츠증권

'리툭산'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는 램시마의 뒤를 이어 셀트리온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관심을 모은다. 현재 트룩시마는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40%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올 1분기 트룩시마의 해외 수출 실적은 16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트룩시마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판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19.5%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미국 최대 사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 진화를 위해 중화항체 치료제 ‘CT-P59’를 개발하고 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의미한다. 이 항체치료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부위에 대신 붙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T-P59'에 대한 2/3상 임상시험 계획(IND)을 승인을 받았다. 연말까지 국내 임상 2상을 마치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긴급사용 승인에 대비한 대규모 생산도 지난달 착수했다. 연내 코로나19 치료제가 국내에 공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매출뿐만 아니라 기업 경쟁력 확대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이 같은 무기를 바탕으로 제2 도약을 위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말까지 상장 3사 합병으로 의약품의 연구·개발부터 마케팅, 판매, 유통망까지 갖춘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초대형 종합제약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그룹 3사 합병으로 단일 회사에서 개발, 생산, 유통, 판매까지 가능해져 거래구조 개선을 통한 비용 절감과 사업 투명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합병 방법론이 아직 제시되지 않아 3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