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출처=하나은행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하나은행이 올해 2분기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3위에 올라섰다. 한 해만에 50% 가까이 증가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이 발판이 됐다. 장기보유 고객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 강화가 주효했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5년여만에 2계단↑…"장기고객 맞춤 마케팅 적중"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으로 16조4984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13조5168억원)과 비교해 22.1%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증가율은 해당 기간 상위 6개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농협은행)이 기록한 증가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하나은행은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 2분기 기존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3위이던 기업은행(16조4349억원)을 600억원 차이로 제쳤다. 금융감독원이 매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6년 이래로 하나은행이 3위에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3년간 3위 사업자는 기업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은 2016년까지만해도 적립금 9조9400억원인 5위 사업자였다. 그러다 2017년 10조7130억원에 이어 2018년 12조6296억원으로 몸집을 키웠고, 그 해 우리은행(12조5716억원)을 제치고 4위 자리에 올랐다.

작년에는 기업은행과의 격차를 좁히며 치열한 3위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하나은행(13조5168억원)과 기업은행(14조4186억원)의 적립금 차이는 9018억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3129억원(하나은행 15조6316억원, 기업은행 15조9445억원)으로 격차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어 6개월 뒤인 올 2분기 하나은행은 16조4985억원을 적립, 기업은행(16조4349억원) 적립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이와 함께 2016년 12.6%였던 점유율도, 작년 말 13.9%로 높아졌다. 올 2분기 기준 점유율은 14.2%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최근 4년간 연평균증가율은 15%에 달한다.

올 2분기 하나은행의 적립금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IRP 적립금 증가에 따른 영향이 가장 컸다. 퇴직연금 상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IRP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은행은 올 2분기 세가지 유형 모두에서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IRP 적립금 증가 속도가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올 2분기 IRP 적립금은 3조568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2조4367억원)보다 무려 46.5%(1조1322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DB와 DC 적립금 규모는 각각 8조5759억원, 4조3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1조905억원), 21.1%(7589억원)씩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적립금 증가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고객 니즈와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장기 기반 손님을 타겟팅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자 1위는 올 2분기에도 여전히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3조를 넘어섰다. KB국민은행이 20조906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