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바이러스(녹색점)이 억제된 모습. 출처=UC샌디에이고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5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에 따르면 의대 건강연구진(UCSDH)은 스타틴이 코로나19 입원환자의 중증도와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미국심장학회 저널(JACC) 9월 15일자에 게재했다.

스타틴은 콜레스테롤 합성속도 조절단계에서 작용하는 물질인 HMG-CoA의 환원효소를 억제해 간에서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고 혈중 지질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상지질혈증 및 고지혈증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이다. 사용 중인 스타틴 계열 약물로는 로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플루바스타틴,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피타바스타틴 등 7개가 있다.

로리 다니엘스 UC샌디에이고 의대 심장내과 교수와 카렌 메서 가정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올해 2월 10일부터 6월 17일까지 UC샌디에이고 의료센터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170명을 코로나19 음성 환자 5281명과 비교 분석했다.

▲ 로리 다니엘스 UC샌디에이고 심장내과 교수. 출처=UC샌디에이고

다니엘스 교수는 “전염병 확산 초기에 이 새로운 바이러스에 맞닥뜨렸을 때 스타틴을 포함한 특정 약물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많은 추측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스타틴의 사용이 코로나19 감염의 심각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들이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도 안전한지 판단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코로나19 환자 170명은 중 일부는 기저질환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혈관질환(CVD) 등을 앓고 있는 환자였다.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한 달 이상 복용한 환자가 27%, 고혈압치료제 ACE억제제(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ARB(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를 한 달 이상 복용한 환자는 각각 21%, 12%였다.

연구진은 스타틴 및 ACE억제제, ARB 복용자의 코로나19 증상의 중증도 및 회복 양상을 비교했다. 비교 결과 입원 전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는 중증 코로나19 발병 확률이 약 71% 감소했다. 반면 ACE억제제나 ARB는 중증 코로나19 중증 발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입원 전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들은 회복세도 빨랐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회복에는 중앙값 기준 7일이 필요한데, 스타틴 복용 환자들은 회복이 현저히 빨랐다. 통계 분석에 따르면 스타틴은 통계의 유의미성을 평가하는 P값이 0.002를 기록했다. 대개 P값이 0.05 미만을 기록하면 연관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반면 ARB는 P값 0.06으로 낮은 수준의 연관성을 보였고, ACE는 P값 0.78로 연관성이 없었다.

다니엘스 교수는 “스타틴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심각한 코로나19 감염을 잠재적으로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스타틴은 알려진 항염증 효과와 결합 능력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할 수 있으며 이는 바이러스의 진행을 잠재적으로 멈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작은 연구 표본 크기와 스타틴과 ACE 억제제, ARB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처방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어 연구에 한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니엘스 교수는 “스타틴이 코로나19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다른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