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블리자드를 이끌었던 마이크 모하임이 신규 게임 개발사 드림헤이븐(DreamHaven)설립과 함께 돌아왔다. 드림헤이븐은 산하 스튜디오의 독립된 정체성과 문화, 목소리를 확립을 핵심가치로 두고 신작 개발에 나선다. 특히 블리자드에서 핵심 타이틀 개발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블리자드를 향한 유저들의 팬심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마이크 모하임이 신규 개발사의 대표로 게임 업계에 돌아오며 과거 블리자드 팬들의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각)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전 CEO이자 공동설립자인 마이크 모하임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드림헤이븐에서 신규 오리지널 게임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하임 드림헤이븐 CEO는 “항상 배경이나 경계를 불문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게임의 힘을 항상 믿어왔다”면서 “드림헤이븐과 함께 전 세계 플레이어들과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드림헤이븐 이미지. 출처=갈무리

드림헤이븐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체 직원은 26명, 스튜디오에 투입되는 개발인력은 17명 정도로 아직 소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인력을 확충하면서 개발을 시작하는 초기단계다.

드림헤이븐은 산하 스튜디오로 문샷 게임즈(Moonshot Games)와 시크릿도어(Secret Door)를 뒀다. 소규모 인력이지만 블리자드에서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TCG, 워크래프트3 등 타이틀에서 책임 프로듀서, 디렉터 등을 지낸 실력자들이 신규 게임 개발을 이끈다.


김빠진 블리자드…제2의 블리자드 나올까


모하임의 복귀로 제2의 블리자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모하임은 1991년 블리자드의 전신인 실리콘앤시냅스를 대학 동문 앨런 애드햄, 프랭크 피어스과 함께 창립한 뒤 27여년 동안 블리자드를 이끈 인물이다. 1994년 자금난으로 회사를 매각하며 회사 소유권을 넘긴 뒤에도 모하임은 CEO로서 블리자드를 이끌며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하스스톤’ ‘오버워치’ 등 전 세계 게임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막강한 프렌차이즈를 탄생시켰다.

내놓는 게임마다 세계 게임 팬들을 열광시키는 블리자드에 대한 팬심은 남달랐다. 장인 정신이 엿보이는 완성도 높은 신작을 내놓는 것과 별개로도 착한 BM(비즈니스모델)을 추구하는 정책과 유저들의 니즈를 잘 알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탁월한 능력이 게임 팬들을 매료시켰다. 매년 열리는 블리자드의 게임 행사 블리츠컨은 늘 티켓이 완판되며 소위 ‘블빠’들의 대축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블리자드가 변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드는 장인 정신보다는 수익성을 최우선에 두는 게임사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대표적인 사건이 ‘디아블로 이모탈 사태’다. 2018년 11월 열린 블리즈컨에 참여한 팬들은 디아블로의 후속 시리즈에 대한 발표를 기대했다. 그러나 블리자드 측은 현장에서 디아블로의 후속작이 아닌 모바일 게임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했다. 심지어 디아블로 이모탈은 블리자드 자체 개발이 아닌 중국 넷이즈의 개발작으로 알려져 실망감은 배가 됐다.

비슷한 시기 ‘히오스 사태’도 발생했다. 블리자드 측이 돌연 자사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e스포츠 사업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일이다. 블리자드는 2018년 12월에 2019년부터는 히오스 e스포츠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히오스 개발 인력 일부를 다른 프로젝트에 배치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히오스 프로팀은 돌연 해체됐고 프로선수들은 속절없이 직업을 잃었다. 이는 히오스의 인기가 좀처럼 커지지 못한 데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글로벌 유수의 게임사가 예고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로 소식을 전한 것에 대한 유저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지난해 10월엔 ‘하스스톤'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하스스톤 대회에 출전한 홍콩 출신 프로게이머가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의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언급했다가 블리자드로부터 징계를 당한 사건이다. 이를 두고 블리자드는 중국 자본의 눈치를 본다는 유저들의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마이크 모하임은 2018년 10월 대표직을 사임, 전략 고문직을 영위하다 2019년 회사를 완전히 떠났다. 모하임의 사임 이유를 수익성에 대한 사측의 압박과 사내 정치 문제 등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모하임 뿐만 아니라 블리자드의 네임드 개발자들이 비슷한 시기 줄줄이 퇴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하임이 블리자드를 떠난지 약 1년만에 전 블리자드 핵심 개발진들과 함께 드림헤이븐으로 다시 나타났다. 드림헤이븐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것’에 대해 ▲독립적인 정체성, 목소리, 문화를 확립하는 스튜디오 모델을 재구성하는 것 ▲우리의 가치를 반영하는 활기찬 세상을 만드는 것 ▲대부분의 대형 퍼블리셔들은 하지 않고 작은 스튜디오들은 할 수 없는 기회를 잡는 것 ▲개발자, 크리에이터, 플레이어들이 의미있게 연결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만드는 것 ▲아이들과 세상에게 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등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