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지난 9월1일 창사 2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제너시스BBQ그룹.

[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닭은 내 운명'

윤홍근 BBQ그룹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 BBQ 수장으로서 '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인연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윤 회장 태몽은 춤추는 봉황이 하늘에서 내려와 품에 안기는 꿈이다. 때문에 그는 태몽 속 봉황이 닭의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65년 인생을 이끌었다고 스스로 평하고 있다. '닭= 윤홍근 운명'이었다.

치킨시장 개척한 선구자...설립 4년만에 가맹점 1000개 돌파

1955년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윤 회장은 조선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미원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다양한 업무를 익힌 뒤 미원마니커 영업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닭고기 사업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다.

 

하지만 윤 회장의 직장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10여년의 직장생활을 끝내고, 2개월여 창업준비를 마친 1995년 9월1일 제너시스BBQ그룹 모태가 되는 BBQ를 설립한다.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변신을 결심한 데는 어릴 적 아버지와의 사연이 계기였다.

여수에서 공직생활로 주말에만 집에 왔던 윤 회장 아버지가 운동화와 책가방을 손에 쥐고 돌아온 그날. 윤 회장 아버지는 뛸듯이 기뻐하는 아들에게 "기업가는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고, 이 가르침은 어린 윤 회장에게 기업가 꿈을 키우게 만든다.

그는 "나에게 기업가란 사람들이 필요로하는 물건을 만들고, 이로써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며 "'고객 삶과 행복을 최우선'하는 것을 진정한 기업가 자세라고 여기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일해 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역사와 신화를 써내려온 장본인이다. 1995년 9월1일 자본금 5억원으로 'BBQ(Best Believable Quality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국내 치킨 시장에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했다. 당시만해도 치킨은 '통닭'이라는 이름으로, 호프집에서 술과 함께 하는 혹은 퇴근하는 아버지 손에 놓인 흰 봉투 속 닭고기 정도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윤 회장은 아파트 촌에 매장을 내고 배달을 시작하면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토대와 붐을 일으켰다. BBQ 브랜드는 치킨프랜차이즈 열풍을 몰아 전세계 최단기간인 4년만에 가맹점 1000개 돌파란 기염을 토한다. 치킨업계 한 브랜드 CEO는 "윤 회장은 국내 치킨 시장을 개척한 인물로, 당시 시장 상황을 알고 있던 오늘의 치킨업계 CEO들에게 여전히 신적 존재로 여겨지는 중"이라며 업계 속 그의 존재감을 설명했다.

'1일 1닭' 회장님의 열정, '치킨 프랜차이즈=교육' 신념으로 치킨대학 만들다

'한국 외식기업 최초 해외진출 50개국, 3500여개 점포', '한국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 14개 브랜드', '세계 최초 100%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 황금올리브 치킨 개발', '최단 시간 대한민국 3대 산업훈장 금탑, 은탑, 동탑 수상'.

▲ 치킨대학 전경. 출처=제너시스BBQ그룹.

윤 회장이 지난 25년간 이룩한 업적이다. 그 밑바탕에는 그만의 열정이 있었다. 실제 윤 회장은 닭 사업을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매일 닭 한 마리를 챙겨 먹는 중이다. 일상 속에서 수많은 닭 요리를 먹어보고, 맛을 분석해야 새로운 맛을 창조할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따라서 제너시스BBQ는 업계에서도 유일한 치킨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대학은 제너시스BBQ그룹의 교육과 연구 기능을 담당하는 연수시설로, '프랜차이즈 산업은 곧 교육사업'이란 윤 회장의 각별한 교육철학으로 탄생됐다.

윤 회장은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건물내 2개층 사업장을 운영하던 설립 초기부터 1개층을 교육과 실험시설로 사용할만큼 교육을 중요시 해왔다. 가맹점과 본사가 같이 살기 위해선 품질향상과 교육, 끊임없는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당시 관련업계는 '무모한 경영방식'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그러나 그는 초기 자본금 60%를 교육에 투자하는 과감한 도전에 나섰고 시장은 'BBQ 치킨 맛'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교육의 중요성을 확신한 윤 회장은 2000년 경기도 광주에 맥도널드 햄버거 대학을 벤치마킹한 치킨 대학을 설립한다. 창립 9년차인 2003년에는 경기도 이천 8만평 부지에 500명 동시 교육이 가능한 프랜차이즈 교육 메카를 완성한다.

오늘날 치킨대학은 세계 소비자 입맛, 식문화 트렌드를 연구개발하고, 사업경험이 전무한 일반인을 성공한 외식사업가로 육성하고 있다. 또 한국형 공동 프랜차이즈 물류시스템, 통합물류정보시스템(WMS, SCM), 콜드체인시스템 등을 구축해 적기, 적시에 제품을 가맹점에 공급하는 중이다.

윤 회장의 닭에 대한 열정은 집무실에도 고스란이 묻어난다. 총 1700여점 닭 모형들이 총집결되어 있어서다. 목각, 도자기, 유리, 금에 이르기까지 재질도 다양하고, 성인 상반신만한 것부터 새끼 손톱만한 것까지 크기도 각양각색이다. 중국, 일본, 미국, 터키, 동유럽에서 건너온 진귀한 닭 모형들이다. 전 세계를 날아가고자하는 윤 회장 희망과 비전을 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외환위기·조류 독감 등 위기 속에서 찾아낸 기회, 반전의 역사 25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997년은 갑작스레 불어닥친 외환위기로 소비자 지갑이 굳게 닫히던 시기였다. 윤 회장은 소고기, 돼지고기를 먹던 소비자들이 영양성분이 뛰어나면서도 맛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며 가성비가 높은 닭고기를 찾을 것으로 판단, 위험보단 기회가 될 것을 확신했다.

 

때문에 윤 회장은 본사 가맹점, 협력 회사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고객을 진심으로 섬기는 정책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경쟁사가 경비절감을 선택할 때 오히려 TV 광고를 시행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그 결과 BBQ는 단위점포당 매출과 수익이 급증했다. 거리로 내몰린 퇴직·실직들은 창업을 위해 BBQ로 몰려왔다.

2003년 12월 발생한 '조유 독감' 역시 최악의 시기로 꼽힌다. 조류독감은 닭고기 산업 전체를 송두리째 마비시켰다. 치킨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치킨집들은 약 9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고, BBQ도 약 50% 가까운 매출 폭락이 발생했다. 육계농가, 닭고기 계열화 업체 및 육·가공 유통업체들은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

사태 심각성은 인지한 윤 회장은 약 2개월 뒤인 2004년 1월 말 닭고기 관련 협회 등을 결집시켜 '조류독감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한다. 정부와 언론, 각종 단체에 협조를 구한 후 "국내산 닭고기 섭취로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는다"며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나서는 동시에 '국산 닭고기를 먹고 조류독감에 감염 될 경우 20억원을 지급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한다. 그리고 활동 시작 20여일만에 닭고기 수요가 150% 증가하는 반전을 거듭한다.

윤 회장은 "제너시스비비큐 그룹의 지난 25년 역사는 '위기 극복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위기를 극복할 때마다 질적·양적으로 높은 성장을 지속해왔다. 비비큐는 늘 위기를 위험과 기회로 생각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성장했다"고 말했다.

"성공DNA로 2025년 전세계 5만개 가맹점 이룬다"

이제 윤 회장의 목표는 '2025년 전 세계 5만개의 가맹점 운영', '세계1등 기업', '천년기업 제너시스BBQ'로 향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2025년 맥도날드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으로 세계 중심에 우뚝설 것이란 각오다.

현재 전세계 3500여개 가맹점을 운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목표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전세계 경제가 절벽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간절히 원하는 것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의지,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과 혁신이 오늘날 제너시스BBQ그룹을 만들어낸 원동력이란 점을 강조한다.

 

윤 회장은 최근 진행된 25주년 창립기념식 자리에서 "제너시스BBQ그룹의 성공DNA 근간에는 시크릿(끌어당김의법칙) 성공법칙이 존재한다"며 ▲'이루고자 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라' ▲'그 원하는 바가 이뤄지길 강렬히 믿어라'▲'원하는 바가 이뤄졌음을 마음속으로 느껴라' 등의 성공을 끌어당기는 법칙을 전파했다.

따라서 올해도 도전을 지속하는 중이다. 올해 초 쿠킹스튜디오, 요리연구소 콘셉트 모델을 구상해 지난 4월 'BSK 매장, 용인보정점'을 론칭했다. 'BSK'은 청년-소자본-비대면 창업모델인 BSK(BBQ SMART KITCHEN) 모델로, 약 5000만원 이하 투자로 8평 이하 규모에서 일평균 100만원 매출을 목표한 점포다.

성과는 입증됐다. 지난 4~6월 일평균 매출 약 200만원을 나타낸 것. 지난 7월부터는 가맹사업으로 론칭해, 9월 현재 약 100여개 예비 가맹점주들이 계약을 완료했다. 회사측은 연내 500호점이 개설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