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V4’와 ‘로스트아크’를 통해 국산 MMORPG의 무덤이라는 평을 받는 일본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로스트아크와 V4는 각각 23일, 24일 차례로 일본 현지 서비스를 시작한다.

▲ V4가 24일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다. 출처=넥슨

두 게임 모두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MMO 대작이다. 넥슨의 V4는 넷게임즈 박용현 사단이 만든 모바일 MMORPG로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줄곧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PC 클라이언트를 제공, PC MMORPG 급의 퀄리티를 선보이며 유저를 폭넓게 품었다.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서비스하는 PC 핵엔슬래시 MMORPG 로스트아크는 지난 2018년 출시와 함께 PC방을 휩쓸며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실시간전략게임, 스포츠 게임 등이 점령하는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로스트아크는 RPG 장르임에도 점유율 2위 ‘배틀그라운드’와 동등한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1~2년 동안 게임성 검증을 마친 두 게임은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린다. 

다만, 일본 시장은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일본 게임 시장은 마니아적 성향이 강해 기존 히트작의 인기가 공고해 신작이 주목받기 힘들다. 무엇보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MMO는 주류 장르가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국산 MMORPG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몇 년 간 유의미하게 성과를 낸 게임은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정도가 꼽힌다. 이들 게임의 성공은 PC온라인 게임 원작 IP인 ‘리니지2’와 ‘검은사막’의 후광이 작용한 덕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리지널 IP인 V4와 로스트아크의 경우 원작의 후광은 바랄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성과 현지화 등 전략을 통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넥슨은 V4의 본연에 게임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일정 수준의 현지화는 준비했지만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V4는 국내 출시 시점부터 게임성이 보장되면 어떤 국가 유저라도 만족할 것이라는 개발 기조가 있었다”면서 “이용자 성향 차이에 따른 밸런스 작업, 레벨 구간 설정 등에서 현지화를 준비했지만 현지 전용 캐릭터 등장 등 큰 변화는 제한적 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V4의 모바일 버전과 PC 클라이언트 버전을 동시에 출시하며 차별화를 도모한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더 많은 유저 풀을 확보할 예정이다. 일본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과 PC클라이언트 버전을 동시에 출시하는 건 V4가 최초인 것으로 파악된다.

V4 현지 서비스는 넥슨 일본 법인이 맡는다. 그동안 현지에서 다수의 PC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한 경험을 기반으로 현지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 로스트아크가 23일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다. 출처=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는 일본 퍼블리셔 게임온과 손을 잡았다. 게임온은 앞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일본 서비스를 진행하며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로스트아크는 현지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현지화 전략을 수립했다. 인기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게임 작화를 담당한 요시타카 작가의 일러스트를 활용한 현지 전용 아이템을 제공하는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며, 일본 현지 성우도 적극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로스트아크가 글로벌 통합 빌드가 아닌 지역별 클라이언트를 개별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스마일게이트는 “일본 현지 사정과 유저 성향을 잘 알고 있는 회사와 협업하는 만큼 현지 사업 현장에 맞는 것들을 개발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