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금융주가 올해 호실적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상장 기대감으로 장외 거래를 통해 주당 10만원, 시가총액 40조원 가량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 상장을 기점으로 은행주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현재 금융주들은 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저점 매수가 가능한 좋은 시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가는 ‘낮은 배당성향’과 금융 플랫폼이 안겨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 대한 리스크들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향후 금융주의 주가 전망은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금융주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기점으로 리스크 해결에 따라 주가 상승 모멘텀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주, 지난해 대비 ‘주가’ 바닥 찍다

주요 금융주들의 주가는 21일 종가 기준, 기업은행(024110)과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전일 대비 보합세를 유지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316140)와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등은 각 순서대로 전일 대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주요 금융주들은 최근 1년간 주가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올해 확연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 안팎을 기록하던 주가가 올 하반기에는 800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 출처=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하반기 약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 사이를 오가던 주가가 올 하반기에는 3만30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9월 1만2000원 안팎을 오르내렸지만, 올해 9월에는 1만원을 넘기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 출처=키움증권

KB금융의 경우는 지난해 하반기 4만원 안팎의 주가를 나타내더니, 12월에는 5만원 안팎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3만8000원 아래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중이다.

신한지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 4만5000원 안팎에서 놀던 주가가 올 하반기 3만원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 중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 시점이 금융주를 저점에 매수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저평가된 주가의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이처럼 금융주들의 주가가 낮게 책정된 것은 그 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금융주,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은 없어

금융주의 주가가 낮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고 있는 리스크들이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국내 금융주들의 낮은 배당 성향을 설명할 수 있다. 국내 금융주의 경우 배당주라고 할 수 있는데, 선진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지 않아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 출처=KTB투자증권

게다가 최근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와 같은 플랫폼 회사들의 ‘금융업 진출’ 역시 금융주의 주가를 떨어뜨린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은행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플랫폼 회사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해줬기 때문에 은행업의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플랫폼 회사가 은행업을 장악할 것이란 우려는 물론 은행의 시가총액을 플랫폼 회사가 다 가져 갈 것이란 걱정이 나온다”며 “은행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리스크들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선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저평가된 금융주에 대한 주가 상승 여력은 리스크의 현실화와 관련이 있다”며 “리스크가 향푸 풀릴 것인지 혹은 악화될 것인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당면한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플랫폼 회사들의 시장 진입 확대로 인한 은행업의 위기는 앞으로 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정부 규제 있을까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은 국내 은행업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정부도 플랫폼 회사에 대해 규제를 풀어주는 등 유리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정부가 온라인 뱅크, 비대면 채널 등에 대해 혹은 플랫폼 회사 등 온라인 은행에 대해 규제를 완화해주는 만큼 반대로 오프라인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결국 오프라인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추가적인 부작용을 낳을 우려를 품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차별적 규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영수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을 40조원 정도로 평가한다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우리나라의 은행 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카카오뱅크가 100조원 혹은 200조원의 자산을 차지하게 될 경우 은행산업은 망가질 것인데 과연 정부가 이를 지켜만 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따라서 향후 1~2년 이내에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플랫폼 금융회사에 정부가 강도 높은 규제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서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대로 흐를 경우 은행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 출처=BNK투자증권

아울러 은행들 역시 저평가된 주가를 올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혹은 반기에 걸쳐 진행하는 배당을 분기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서 연구원은 “더 이상 저배당 국면 갔다가는 주주들로부터 금융주들이 모두 외면당할 것”이라며 “분기 배당에 대한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한지주의 경우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시행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