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정부는 내년 7월부터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공분양주택 6만호에 대한 사전청약을 실시한다. 사전청약이 9개월 정도 남은 현재, 3기신도시와 공공택지 인근 지역은 수요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등 해당지역에 거주 중이어야 1순위로 사전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을 포함한 경기 전역(일부 자연보전권역·접경지역)이 규제지역에 포함돼 2년 의무거주 요건이 생긴다. 3기신도시 인접 지역은 2년 이상 거주요건을 위해 수요자들이 대거 매수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청약 가점이 모자란 수요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지금 3기신도시나 교통호재 있는 곳의 저가 구축을 매수하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사전청약은 서울의 주택 수요와 쏠림을 경기권으로 일부 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3기신도시 청약 앞두고 하남·고양 전세 증발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은 3기신도시 중 경기도 하남이 지난해 말 대비 아파트 전세가격이 크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13.3% 올라 경기 지역 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창릉지구가 위치한 고양시도 5.2%로 경기 평균 상승률보다는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한국감정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 91.4459㎡는 지난달 20일 7억원(14층)에 전세 계약됐다. '미사강변센트럴자이'는 현재 전세 물건이 하나밖에 없다. 동일 전용면적 기준 8억5000만원 선이다. 

센트럴자이 옆에 있는 '미사강변센트럴풍경채'는 전용 97.28㎡ 전세 매물이 9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지난 5월 23일 4억2000만원(14층)에 전세 계약된 것을 비교하면 4달 만에 5억원 이상이 오른 것이다. 이렇듯 하남의 전세 매물은 한 달만에 1억원이 오르는 건 기본이다. 

고양시 덕양구 도내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전세 물량은 제로다. 길 건너 창릉신도시 위치해서 1년 전부터 전세는 물건이 귀했다"며 "반전세가 예전보다 더 나와 있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3기신도시 영향도 있지만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세 시장이 '잠겼다'고 말했다.  


"청약 자신 없어 기존 구축 매입도..."

3기신도시 사전청약을 앞두고 청약 대기자도 있는 반면, 청약 가점이 모자란 수요자들은 인근 구축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을 말했다.

과천 전세가 변동률은 8.4 공급대책 이후 0.41%(8월 10일 기준)까지 급등했다가 0.20%으로 잠시 주춤한 상황이다. 원문동 C 공인중개업소에서는 "3기신도시 청약 관련해서 문의는 오긴 하지만 옛날처럼 많이 오지는 않는다"며 "의무거주 1년이었을 때랑 2년으로 바뀌었을 때는 천지차이다"고 전했다.  

과천에 있는 '래미안 슈르'(과천주공 3단지) 에 대해 "1단지(과천푸르지오써밋) 입주할 때 전세가가 떨어지고 다시 올랐다가 지금은 주춤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슈르' 전용 59.973㎡은 지난 17일 7억3000만원(13층)에 전세 거래 됐다. 그는 "청약이 된다는 보장이 있으면 좋은데 당첨 가점도 워낙 높아서 일반 아파트 매매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D 공인중개업소는 "인천 계양 관련해서 청약 문의를 많이 주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계양에 청약을 시작할 때쯤이면 기존 구축이 오른다는 생각에 집을 사는 분들도 계신다"며 "시세차익을 놓치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단지 모습.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단지 모습. 사진 = 이코노믹리뷰 신진영 기자

3기신도시 사전청약...서울 집값 하락 시그널 될까 

전문가들은 사전청약이 서울 집값 하락 시그널을 준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에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의 물량이 나오면서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사전청약에 대해 "3기신도시나 주택 공급되는 지역에 전셋값이 오르면서 그 지역의 매매가가 떨어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 수석연구원은 "서울 집값은 내년부터 세부담이 강화되니 올해 중으로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면서 "올해나 내년 초쯤에 주택을 처분하는 움직임은 강남지역보다는 강남 외곽지역들에서 먼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