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9월 들어서 미국 주식시장은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겪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도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지만,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 회복과 위안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증시 하단을 지지하겠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증시, 9월 조정 장기화 가능성 ↑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슨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30.40포인트(0.47%) 하락한 2만7901.9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8.48포인트(0.84%) 하락한 3357.01,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40.19포인트(1.27%) 떨어진 1만910.28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주요 지수들은 이달 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9월 3일 고점 대비 4.5% 하락했고, S&P 500과 나스닥 지수도 각각 고점 대비 8.98%, 9.7% 급락했다. 특히 애플은 이달 들어 17.17%, 아마존은 15.05% 떨어지는 등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이는 올 18일 미국 증시의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8일은 개별 주식과 지수 선물,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이른 '네 마녀의 날'이다.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기술주 콜옵션 과매수 논란이 있었던 만큼, 만기일을 이후에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았다는점 등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은 파월 의장 발언 이후 하락했다. 현 자산 매입 이외의 추가적인 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 역시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상황이다”라며 “실질적인 경기 개선 자체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투자심리 불안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올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발표, 미 의회의 5차 추가 부양책 통화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보인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지난 1992~2016년의 총 7번의 대선에서 VIX(공포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은 조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선 40일 전인 올 24일을 기점으로 변동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단기적으로는 10월 중순까지의 기간 조정 가능성이 높다. 그 이후에나 다시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지표 개선과 위안화 강세 용인

반면, 중국의 빠른 경제 회복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중국 경기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8월 산업 생산과 소매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5.6%, 0.5% 상승으로 이전 달보다 개선되었고, 1~8월 누적 산업 생산은 0.4%를 기록하며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수출 또한 8월 9.5% 상승을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앞서 중국 경제 회복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더딘 대외수요 회복’, ‘가계 구매력 개선 제한 ’등에 대한 실적 개선이 나타남에 따라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 용인과 같은 정책대응에 더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18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0.12% 내린 달러당 6.7591위안으로 절상 고시했다. 위안화 고시환율은 지난 14일부터 5거래일째 절상됐다. 이에 위안화는 지난 15일 6개월만 최저 수준인 6.8위안 아래 수준에서 거래된 이후 3거래일 연속 이를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의 초강세에 따라 달러의 전반적 약세 흐름이 나타나면서 원화 가치 절상이 나타나고 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약 달러 기조 속에 위안화 강세와 연동해 전일 대비 14.10원 하락한 116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위안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B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8월 이후 달러화 대비 강세 폭이 가장 컸던 통화는 위안화이다. 이후에도 중국정부는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따른 양호한 경기, 수출 측면에서의 위안화 약세 유인 약화, 미국과의 경기 격차 축소와 내수 강화 등 중장기 성장에 용이한 환경 조성 등 위안화 강세 요인이 우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박희찬 연구원은 “유럽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시사로 유로화 강세가 제한됐다"라며 “이에 따라 통화 강세 압력은 경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견고했던 중국, 한국, 대만 등으로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한국 자산 가치를 높여주고,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환차익이라는 플러스알파의 수익률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면서도 “9월 말~10월 초 대내외 변수, 이벤트와 외환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승이 제한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