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전세 시장의 이상 기류가 지방 대도시 일대에도 감지되고 있다. 대전과 세종, 울산 등의 전세 상승폭이 커지면서 전세 상승이 지방으로도 전이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 등 일부 도시의 경우 입주 물량 증가에도 임대차 3법 이슈 등으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방 일부, 서울·수도권보다 전세가격 상승폭 커

전국의 전세가격 상승폭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이 17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보다 더욱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 상승률이 전주와 동일 상승폭을 유지하는데 비해 지방과 5대 광역시의 전셋값 상승폭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16%, 서울은 0.09%로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지방은 0.14%에 0.16%, 5대광역시는 0.15%에서 0.16%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지방 대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을 보인 지역은 세종시와 대전시, 울산시로 특히 세종시의 경우 전주 상승률인 0.87%보다 훨씬 상승한 2.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17일 KB 리브온의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서도 확인된다. 해당 자료에서도 서울은 지난주(0.45%)보다 상승률이 다소 누그러진 0.42% 상승에 그쳤지만, 세종은 0.62%, 대전은 0.31%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각각 0.28%포인트와 0.09%포인트 상승했다.

임대차 3법 등 이슈, 지방에도 영향

전문가들은 실거주 요건 강화와 임대차 3법 등의 전국적인 이슈가 지방 도시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관계자는 “세종의 경우 이번 달에 3000세대급 신규 공급 물량이 예고됐음에도 높은 변동률이 나온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세종시에는 향후 6생활권에 도시형생활주택 563세대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분양 995세대, 민영주택 1350세대가 연내 순차 공급될 예정이다.

그는 “올해 지난해 등과 대비해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50% 이상 줄어든 기저효과와 세종시 천도론 등의 영향으로 매매가격이 매수세가 붙은 영향도 일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입주에도 매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임대인의 실거주 증가와 임대차 3법 이슈 등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임대차 법 개정으로 인한 기존 재계약도 늘었고, 신규 입지 물량에도 불구하고 비과세를 이유로 명의자들이 실제 거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입주 물량에도 불구하고 실제 전세 매물은 많지 않았고 금방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점에서 기존 전세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분석에 따르면 세종은 매물 부족현상 지속되면서 금남면과 고운·도담동 등 상대적으로 저가 단지 지역에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세종시 일대 중개업자들 역시 매매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을 전세난의 한 이유로 꼽고 있다. 세종시 내의 한 중개업자는 “집값이 최근 급속도로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전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전세 공급이 충분치 않으니 전세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관계자는 울산 같은 경우도 세종시의 전세 가격에 영향을 준 요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당 주택통계부 관계자는 “임대차 법 등이 전국적인 이슈인 만큼 전세 가격 상승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는 대도시권에서 먼저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도시 군의 경우 주거환경이나 학군이 괜찮거나 교통 우세 지역에서 좀 더 전세 가격 상승폭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울산은 학군이 양호한 남구(0.49%) 신정과 옥동 대단지와 교통 여건이 좋은 울주군(0.40%) 온산, 언양 중저가 단지에서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해당 관계자는 지방 대도시의 전세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세종시처럼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도 전세 가격에 영향을 못준 것을 보면 상승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상승 폭은 줄어 들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